K-푸드 열풍이 방앗간까지 번지고 있다. 한국 전통 압착 참기름이 해외 시장에서 고급 웰빙 소스로 자리잡으면서 수출이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참기름 수출액은 614만 달러(한화 약 9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7.0% 증가했다. 수출 중량도 657t으로 47.6% 늘었다. 금액과 물량 모두 동기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다.
한국산 참기름 수출은 2024년 1301만 달러로 전년 대비 20.3% 늘었고, 지난해에는 1668만 달러로 28.2% 증가했다. 올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전체 수출의 41.7%를 차지하며 1위를 굳혔다. 캐나다(9.6%), 대만(7.6%), 호주(7.4%), 네덜란드(5.3%)가 뒤를 이었다. 아시아를 넘어 북미·유럽·오세아니아로 수출국이 다변화되는 추세다.
관세청은 수출 증가 배경으로 채식·웰빙 식단에 대한 글로벌 수요 확대와 K-푸드 인기를 꼽았다. 화학 첨가물 없이 원물 그대로 압착한 한국식 참기름이 고품질 건강 소스로 인정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소비자들이 손꼽는 가장 큰 차별점은 신선도와 향이다. 일본에서는 한국을 방문한 주부 관광객들 사이에서 이른바 ‘한국 참기름 차원 달라 병’이라는 유행어까지 생겼다. 한국 현지에서 전통 참기름의 독보적인 풍미에 매료된 뒤 귀국 후에도 그 맛을 잊지 못해 하소연하는 현상을 뜻하는 말이다.
유명 인플루언서와 미디어의 영향도 컸다.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주인공 마츠시게 유타카가 한국 전통 참기름을 극찬해 화제를 모은 데 이어, HKT48 출신 사시하라 리노가 한국산 참기름을 곁들인 요리를 먹으며 “맛의 차원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감탄한 영상은 현지에서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최대 수출국인 미국에서는 참기름이 한식 재료를 넘어 일반 가정의 조리용 소스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미국 내 한국 식품 수요는 BTS·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 확산과 함께 주류 소비층으로 저변이 확대됐고, 참기름은 그 흐름을 타고 아시안 식재료 코너를 벗어나 일반 슈퍼마켓 진열대에 오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품질 관리와 브랜드화가 과제로 꼽힌다. 수출 물량이 늘수록 저가 제품과의 차별화가 필요하고, 전통 압착이라는 제조 방식을 해외 소비자에게 명확히 전달하는 마케팅 전략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올리브유가 원산지·등급별로 프리미엄 시장을 형성한 것처럼 한국 참기름도 산지와 압착 방식을 앞세운 고급화 전략이 장기 성장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