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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하늘길 열리는데…韓 UAM은 예산부터 막혔다

31.05.2026 1분 읽기

정부의 도심항공교통(UAM) 정책이 글로벌 시장 선점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대도심을 중심으로 상용화 실증과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는 반면 국내에서는 수도권 인프라 구축 계획이 국비 지원과 부처 간 조율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어서다.

31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기·인천 3개 시도가 추진하는 수도권 UAM 인프라 구축 계획은 6·3 지방선거와 지역별 공약 이행 문제, 국비 지원 범위를 둘러싼 부처 조율 등이 맞물리며 시작 단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3개 시도는 최근 ‘초광역 하늘길 동맹’을 구성하고 총사업비 2214억 원 규모의 수도권 UAM 인프라 구축 계획을 정부에 제안했다. 전체 예산의 절반인 1107억 원을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국가 예산에 반영해 달라는 것이다.

이 계획은 수도권 광역 교통망을 지상에서 하늘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경기·인천은 ‘잠실∼인천공항’ 구간 통행 시간을 현재 90분에서 20분으로 줄이고 생산유발 23조 원, 부가가치 11조 원, 일자리 16만 개 창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김포공항 UAM 허브, 인천 정비(MRO) 클러스터 등과 연계해 국가 단위 3차원 교통망으로 발전시키는 로드맵도 마련했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별 이해관계가 부각된 데다 수천억 원 규모의 국비 지원을 놓고 부처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예산 반영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은 이미 상용화 문턱까지 다가섰다. 모건스탠리는 자율비행 항공기 시장이 2040년 1조 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은 연방항공청(FAA) 형식 인증을 위한 기체 비행 시험에 들어갔고 아처 에비에이션도 FAA 인증과 초기 운항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이항은 민항국으로부터 자율주행 에어택시 운항증명(OC)을 받아 광저우와 허페이 등에서 상업 운항 기반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상 교통 인프라가 포화된 수도권이 UAM의 최적 입지로 꼽힌다. 국토의 11.8%에 인구 51%가 밀집한 수도권의 평균 통행 속도는 시속 22.8㎞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로 인해 매년 수십조 원의 교통 혼잡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도권 공항과 도심 거점을 잇는 UAM 노선이 실제 수요와 수익성을 검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무대라고 보고 있다. 반면 정부가 2028년 초기 상용화 대상으로 비도심 지역 화물 운송을 우선 검토하면서 수도권 기반 사업 모델을 전제로 투자해 온 민간 기업들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기술 경쟁력 격차도 문제다. UAM은 빌딩풍, 통신 간섭, 고층 건물 밀집도, 소음, 주민 수용성 등 대도심 특유의 변수를 검증해야 상용화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지방 관광지나 비도심 화물 운송 중심 실증만으로는 실제 도심 교통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수도권 상공 상당 부분이 비행금지구역으로 묶여 있고 군과의 공역 조정도 선결 과제로 남아 있지만 정부 차원의 조율은 더디다는 평가가 많다.

한 항공모빌리티 분야 전문가는 “미국과 중국은 대도심에서 UAM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데 우리만 수도권 기반 상용화 실증과 시장 조성 없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며 “지방 관광지 실증에만 머문다면 미·중과의 기술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대규모 국비 지원은 중장기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2027년부터 신설하는 지역 시범사업 공모에 수도권도 참여할 수 있다”면서도 “2028년 초기 상용화는 안전과 주민 수용성 등을 고려해 비도심 지역 화물 운송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올해 3월 고양시 킨텍스에 도심 실증 인프라를 구축하는 협약을 체결하는 등 수도권 일부 지역 실증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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