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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심장 혈관 막히면 더 위험? 통념 깨졌다

31.05.2026 1분 읽기

심장을 뛰게하는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장애의 국내 유병률과 예후를 전향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은 이주명 순환기내과 교수와 이승헌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2022년 4월부터 2024년 11월 사이 국내 7개 의료기관에서 허혈성 심장질환 의심 소견으로 관상동맥조영술을 받았던 환자 1003명을 대상으로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장애의 유병률과 치료 경과를 분석해 저명한 의학저널 란셋에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관상동맥은 심장의 근육 자체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3개의 굵은 혈관이다. 대동맥에서 시작해 심장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마치 왕관처럼 보인다고 해서 ‘관 모양’의 동맥이란 이름이 붙었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바로 이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심장 근육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을 때 발생한다.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장애는 굵은 관상동맥은 정상이지만 심장 근육 속 미세한 모세혈관이 제대로 확장하지 못해 심근에 혈류 공급이 부족해지는 상태다. 관상동맥 혈류 예비력이 2.0 미만이면서 미세혈관 저항 지수가 25단위 이상인 경우로 정의된다. 관상동맥 혈류 예비력(CFR)은 혈관이 최대 확장됐을 때 혈류가 평상시보다 얼마나 더 증가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미세혈관 저항 지수(IMR)는 혈관에서 혈액이 흐를 때 발생하는 내부의 저항 정도를 수치화한 지표로, 값이 높을수록 미세혈관 기능이 저하됐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허혈성 심장질환 환자의 진단과 치료 전략은 관상동맥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심외막 관상동맥 질환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런데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장애 역시 허혈성 심장질환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그 중요도가 높아졌다. 미국 심장학회∙미국심장협회(ACC∙AHA)와 유럽심장학회(ESC)는 최신 가이드라인에서 심외막 관상동맥에 유의한 협착이 관찰되지 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관상동맥 혈류 예비력이나 미세혈관 저항 지수를 활용한 미세혈관 기능 평가를 보완적 검사로 시행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연구팀이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장애 실태 파악에 나선 배경이다. 이번 분석에 포함된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65세였고, 남성 비율이 75.4%로 여성보다 3배가량 많았다.

분석에 따르면 전체 1003명 중 미세혈관 기능장애는 총 163명에서 관찰됐다. 관상동맥 협착이 있는 573명 중 123명(21.5%), 관상동맥 협착이 없는 430명 중 40명(9.3%)을 포함한 수치다. 1.9년(중앙값)의 추적 관찰기간 동안 미세혈관 기능장애가 있던 163명 중 26명에서 연구의 주요 평가지표인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심근경색, 치료 목적의 재시술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등이 발생했다. 카플란-마이어 분석 기준 2년 추정 발생률은 18.8%였다.

반면 미세혈관 기능장애가 없던 840명 중에서는 70명(2년 추정 발생률 10.5%)에서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심근경색, 치료 목적의 재시술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등이 발생해 두 군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다. 이는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장애가 심외막 관상동맥 협착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음을 시사한다.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심근경색, 치료 목적의 재시술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등 관련 위험 증가와도 연관된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이번 연구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 심장중재학회(EuroPCR) 연례 학술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임상 연구로 선정돼 책임 연구자인 이주명 교수가 직접 발표했다.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장애가 심외막 관상동맥에 협착이 관찰되지 않은 환자에서 주로 나타날 것이란 기존의 견해를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향후 국제 가이드라인에 변화가 생길지도 주목할 만하다.

이주명 교수는 “기존 가이드라인은 주로 관상동맥 협착이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미세혈관 기능장애에 대한 생리학적 평가를 권고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미세혈관 기능장애가 오히려 협착을 보였던 환자에서 유병률이 더 높고, 미세혈관 기능장애가 있는 경우에 추후 관련 위험이 더 컸던 만큼 협착이 있는 환자에 대한 생리학적 평가도 권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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