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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DS 수억 성과급 잔치에…협력사 직원들 “같은 생태계인데 허탈”

27.05.2026 1분 읽기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직원들의 수억 원대 성과급 지급이 가시화되면서 반도체 협력사 업계에서 회의감과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이 역대 최대인 1734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초호황을 함께 이끌었지만, 성과 보상은 원청 대기업 직원들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다. 특히 또래 삼성전자 직원들과 보상 격차를 체감하는 저연차 직원들을 중심으로 동요가 심해지고 있다.

27일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2026년 임금협약을 가결함에 따라 최대 6억 원(세전 기준)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전해지자 삼성전자 협력업체 직원들 사이에서는 보상 격차에 대한 허탈감을 호소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에 장비를 납품하는 협력업체 A사 직원 이 모(29) 씨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삼성 성과급 소식을 보며 부러워하는 분위기는 우리 회사도 마찬가지”라며 “같은 반도체 생태계 안에서 일하는 또래 직원들이 수억 원대 성과급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상실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협력사 직원들의 박탈감이 커지는 배경에는 반도체 산업 특유의 공급망 구조가 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칩메이커를 중심으로 장비·소재·부품 기업은 물론 셋업·배관·전기 등 각종 협력업체가 복잡하게 연결돼 움직인다. 공정별로 필요한 장비와 인력이 다른 만큼 수많은 협력사가 생산라인 구축과 운영에 동시에 참여하는 구조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몇 년간 모은 돈을 칩메이커에서는 한 번의 성과급으로 받는 것을 보면 허무하다”, “인생이 선택의 연속이라지만 양극화가 너무 심해졌다”는 취지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20~30대 저연차 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원가 절감 기조가 협력업체 부담을 키웠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협력업체 B사 직원 고 모 씨는 “삼성 물량을 유지하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요구 조건을 맞춘 경우가 적지 않다”며 “우리 노력도 결국 삼성 실적에 기여했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이 많은데, 성과 보상에서는 배제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현장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삼성전자 물량 자체가 업계 최고 수준의 일감이라는 현실론도 공존한다. 반도체 설비 협력업체 C사 직원 김 모(30) 씨는 “업계에서는 단가를 낮춰서라도 삼성 일을 따내려는 경쟁이 치열하다”며 “삼성 외 물량은 삼성 단가의 70% 수준밖에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력사 입장에서도 결국 삼성과 계속 협력해야 먹고사는 구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상 격차가 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인재 확보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장비사와 소재사는 노조 조직률이 낮고 개별 기업의 교섭력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비교하기 어렵다”며 “집단적인 노조 압박보다는 저연차 실무 인력을 중심으로 한 ‘조용한 이탈’과 대만 TSMC 공급망 등으로의 이직 움직임이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반도체 산업의 성과는 원청 기업만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협력업체 공급망과 네트워크가 함께 작동해야 가능한 구조”라며 “협력사 근로자의 노동 가치 역시 함께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성과 공유는 시장 원리에 반하지 않는 자율적 방식으로 이뤄져야 지속 가능한 동반성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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