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이 역대급으로 더울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기상청 폭염 특이기상연구센터장인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27일 기상청 기상강좌에서 올여름 폭염과 열대야 발생 가능성이 평년보다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가 꼽은 첫 번째 변수는 북극 해빙의 급격한 감소다. 미국 국가설빙데이터센터(NSIDC)와 항공우주국(NASA)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15일 북극 해빙 면적은 1429만㎢에 그쳤다. 위성 관측이 시작된 48년 사이 가장 작은 규모로, 6월까지 최저 수준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 교수는 바렌츠-카라해를 중심으로 한 북극 해빙 감소가 양의 북극진동을 부르고, 이로 인해 중위도에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폭염이 발생하는 흐름이 1994년과 2018년에도 똑같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1994년과 2018년 모두 한반도에 극심한 폭염을 몰고 온 해로 꼽힌다.
북태평양 해수면 온도도 폭염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2020년 이후 줄곧 높은 수준이 유지되면서 한반도로 뜨거운 공기와 수증기가 함께 밀려들어 찜통더위가 만들어질 환경이 마련됐다. 이 교수는 열대 대양의 해수면 온도가 현재 역대 1위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짚었다.
여기에 슈퍼 엘니뇨가 변수로 더해졌다. 미국 해양대기국(NOAA)은 올해 5~7월 엘니뇨 발생 확률을 82%, 겨울까지 이어질 확률을 92%로 봤다. 특히 10월부터 12월 사이에는 매우 강한 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입장에선 가을이 깊어지면서 기온이 떨어져야 할 시기에 오히려 기온을 끌어올리는 힘이 작동하는 셈이다. 가을철 식어야 할 공기와 바다가 충분히 식지 못한 상태에서 엘니뇨가 겹치면 여름 더위가 11월 문턱까지 길게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가을 늦더위는 이미 일상이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제주 서귀포에서는 최저기온 25.5도가 나타나 관측 이래 가장 늦은 열대야로 기록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철과 가을철 전국 평균기온은 각각 25.7도, 16.1도로 역대 1·2위를 차지했다.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 연속 월평균기온이 역대 1·2위에 올랐다. 연간 폭염일수는 29.7일, 열대야일수는 16.4일로 평년 대비 각각 2.7배, 2.5배에 달했다.
이 교수는 북극 해빙 감소와 북태평양 고수온, 엘니뇨 전환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폭염과 열대야 발생 가능성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다만 엘니뇨 전환 시점과 북대서양 해수 온도 변동에 따라 전망의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