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이 1321억 달러 감소하며 역대 두 번째로 큰 분기 감소폭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 급등으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자산 가치가 크게 불어난 반면 미국 등 글로벌 증시 조정으로 한국인이 보유한 해외 자산 가치는 줄어든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7536억 달러로 전분기 말보다 1321억 달러 감소했다. 2분기 연속 감소이자 역대 두 번째 감소폭이다. 2024년 처음 1조 달러를 돌파했던 순대외금융자산은 지난해 말 다시 1조 달러 아래로 내려앉은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7000억 달러대로 축소됐다.
외국인 보유 국내 자산 가치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1분기 말 대외금융부채는 2조 1290억 달러로 전분기 말보다 1471억 달러 증가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채권 등에 투자해 보유한 자산으로, 우리 입장에서는 해외에 지급해야 할 ‘대외 빚’이다.
이번 부채 확대는 실제 자금 유입보다 ‘장부상 팽창’에 가까웠다. 실제 자금 흐름을 뜻하는 거래 요인은 143억 달러 감소했지만 주가·환율 변동에 따른 비거래 요인은 1614억 달러 급증했다.
특히 1분기 코스피가 19.9% 급등하면서 외국인 보유 국내 주식 가치도 1221억 달러 늘었다. 반면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5.2% 하락해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폭의 약세를 기록했다. 외국인 보유 자산 가치만 뛰었을 뿐 외국인이 순매도에 나서면서 실제 달러 유입은 제한됐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인이 외국에 투자한 대외금융자산은 2조8826억 달러로 150억 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는 증가했지만 글로벌 증시 조정 영향으로 해외 증권투자가 감소한 결과다.
한은은 “최근 순자산 감소는 거래 요인보다 금융시장 가격 변수 변화 영향이 크다”면서 “현재 대외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