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커와 접촉해 불법 도박사이트를 제작해 국내에 유통한 도박사이트 분양조직 총책이 2심에서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이달 20일 국가보안법 위반, 도박 공간개설 등 혐의를 받는 김모 씨에게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죄수익 12억 4700여만 원에 대해서 추징을 명령했다.
지난해 11월 1심도 김씨의 주요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국내 도박사이트를 분양하기 위해 북한 개발자에게 개발을 의뢰하고 금품을 수수한 행위는 우리나라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다”며 “불법적 온라인 도박이 사회에 끼치는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크다고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씨는 2022∼2024년 중국에서 북한 군수공업부 산하 313총국(옛 조선컴퓨터센터) 및 정찰총국 제5국(해외정보국·옛 35호실) 소속 해커와 접촉하면서 불법 도박사이트 16개(도메인 71개)를 만들고 이를 국내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에게 판매한 혐의로 지난해 5월 구속기소됐다.
313총국은 북한의 정보기술(IT) 전략을 총괄하는 부서로 알려졌다. 중국 지사를 통해 불법 프로그램 용역을 수주하며 외화를 획득하고 유사시 대남 사이버전을 위한 공작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씨에게는 차명계좌를 이용해 도박사이트 분양 범죄수익 12억 8355만 원을 취득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도 적용됐다.
김 씨가 제작한 도박사이트를 통해 발생한 불법 수익은 총 235억 5227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가운데 약 30%인 70억 원 이상이 북한 해커들에게 전달됐고, 대부분이 북한 정권에 상납 돼 통치자금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판단했다.
불법 도박사이트뿐 아니라 게임 불법 서버 운영을 위해 북한 해커와 조력을 받은 일도 적발되며 법적 처벌이 내려졌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달 2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모 씨에게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오 모 씨는 애슬레저(일상 운동복) 안다르 창업자의 배우자다.
오 씨는 2014년 7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중국 메신저 QQ를 통해 북한 프로그램 개발자 A 씨에게 모 유명 온라인게임 사설 서버 운영을 위해 필요한 실행파일을 받고, 바이러스 해결을 요청하는 등 연락을 주고받았다. 오 씨는 핵심 실행파일 등을 받은 대가로 A 씨에게 총 2380만 원을 송금했다. 오 씨는 A 씨가 북한 기관에 소속된 프로그램 개발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조선노동당 산하 39호실 직속 조선릉라도무역총회사 릉라도정보센터의 개발팀장으로 전해졌다. 합법적 무역회사로 위장한 정보센터는 실제로는 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수 있는 불법 프로그램을 제작·판매해 북한 통치 자금을 마련하는 창구로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다르 측은 지난해 11월 입장문을 내고 “오 씨의 반복된 문제 행동으로 2021년 안다르의 대표직을 비롯한 모든 직책에서 신 씨와 오 씨에 대한 사임 절차를 완료했다”며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