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이 제 부모님 같아요. 한 번 알려드리고 끝내는 게 아니라 다음에 오셨을 때는 혼자서도 이용하실 수 있도록 천천히 설명해 드리고 있습니다.”
이명란 우리은행 사회공헌부 전문역은 21일 경기 안산시 굿윌스토어 안산상록점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객 응대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디지털 금융이 빠르게 확산하며 은행 오프라인 창구는 점점 줄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금융 취약계층이 많다”며 “디지털 익스프레스는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객들이 안심하고 찾아와 도움받을 수 있는 연결 창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역은 우리은행이 지난해 처음 도입한 퇴직 인력 재채용 프로그램 1기로 선발된 37명 중 한 명이다. 1990년 입행한 그는 32년간 근무한 뒤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 현재는 굿윌스토어 밀알안산상록점 내 우리은행 ‘디지털 익스프레스(EXPRESS)’에서 금융 취약계층 고객 응대를 맡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7명으로 시작한 퇴직 인력 재채용 규모를 현재 71명까지 확대했다. 추가로 60명가량을 더 채용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이 채용한 퇴직 전문역들은 현재 다양한 부서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전문역은 “현업에 있을 때부터 퇴직 이후에는 은행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며 “퇴직 후에도 고객을 직접 만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계속하고 싶어 사회공헌부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고객들과 소통하며 도움을 드릴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 전문역이 일하고 있는 디지털 익스프레스는 화상상담 기반 무인 점포다. 스마트 키오스크와 디지털 데스크를 통해 예금·대출상담·해외송금 등 주요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특히 밀알안산상록점은 굿윌스토어 내에 설치돼 고령층·장애인·외국인 등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우리금융그룹은 현재 전국 47개 굿윌스토어 중 13개 매장을 지원하고 있다. 밀알안산상록점은 굿윌스토어와 금융 서비스를 결합한 대표적인 ‘포용금융 혁신점포’ 사례로 꼽힌다.
이 전문역은 “이 주변은 도보 30분 내 접근 가능한 은행이 거의 없어 멀리 이동하기 어려운 어르신이나 외국인 고객들의 (디지털 익스프레스 이용)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VIP 고객 중심 영업 현장을 총괄하던 센터장 시절과 달리 키오스크 사용법부터 모바일뱅킹 이용 방법, 카드 발급 절차까지 고객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 그는 “은행 앱이나 키오스크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이 많아 제가 없을 때도 스스로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데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디지털 익스프레스의 역할이 빛났다. 지난달에는 이 전문역의 눈에 이어폰을 낀 채 불안한 표정으로 송금을 시도하는 고객이 비춰졌다. 그는 고객을 설득해 송금을 중단시켰고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았다. 또 은행 업무 처리가 어려운 외국인 고객을 위해 직접 차량으로 인근 영업점까지 안내하기도 했다.
그의 진심 어린 태도는 굿윌스토어 직원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전해졌다. 이 전문역은 장애인 직원들과 함께 물품 정리 업무를 돕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했고 굿윌스토어 측으로부터 ‘명예사원 임명장’을 받았다. 그는 “특별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장에 있는 고객들이 금융 때문에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돕는 것이 우리금융그룹이 강조해온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고객들 곁에서 불편함을 덜어드리는 역할을 계속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