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두 차례 지정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옯겨도 전통시장 매출이 감소하지 않았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일부 지방자치단체 사례를 대상으로 한 분석이지만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서로 다른 소비 수요를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의무휴업입의 평일 전환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진국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21일 내놓은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시사하는 유통정책의 전환 방향’ 보고서에서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지역에 대한 분석 결과 전통시장 등 다른 오프라인 업태의 매출 감소 없이 대형마트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의무휴업일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도입된 만큼 평일 전환 시 소상공인 매출이 줄어들 것이란 기존 통념과는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2023~2024년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전환한 지자체인 대구 전역과 서울 서초·동대문구, 부산 사하·강서·동·수영 ·동래구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분석 결과 대형마트 매출은 일관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직전과 비교해 대구는 4.7%, 서울은 2.8%, 부산은 6.2~6.7% 증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맞벌이 가구나 자녀가 있는 가구는 평일엔 근로와 돌봄으로 시간 제약이 커 주말에 소비를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평일 전환 이후에는 소비자가 선호하는 시점에 장보기가 가능해지면서 선택권과 편의성이 확대됐고, 대형마트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이들 지역의 생활·식품·잡화와 농축수산·전통유통 업태에서 매출 감소를 뒷받침하는 일관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과 같은 제한적 수준의 규제 완화가 곧바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유통채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을 넘어 오프라인 내부에서도 대형마트와 SSM, 편의점, 전통시장 등으로 세분화되며 기능과 소비 수요가 차별화됐다”면서 “가공식품 및 생필품 수요의 상당 부분이 온라인과 대형마트로 이동한 가운데 전통시장은 신선식품 중심의 소량·빈번 구매와 대면 거래, 지역 기반 소비 특성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소비 수요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와 대체 관계라기보다는 일부 영역에서만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으로 대형마트 매출이 늘더라도 효과가 전통시장 매출 감소로 직접 이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KDI는 변화한 유통 환경을 반영해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향후 제도 개편 과정에서는 단순한 이용 불편 여부를 넘어 접근성과 가격, 선택권, 시간비용, 소비채널간 대체 효과, 취약게층 영향 등을 포함한 소비자 영향 평가 체계도 함게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