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한국형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초전도 핵융합 연구 장치를 찾아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한 안정적 예산 배정을 약속했다. 과거 R&D 예산 삭감 논란 이후 훼손된 연구계의 신뢰를 회복하고 핵융합 같은 초장기 전략기술 투자는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박 장관은 15일 대전 유성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케이스타(KSTAR) 실험동을 방문해 핵융합 R&D 현황과 주요 성과를 점검했다.
KSTAR는 1995년부터 11년 8개월간 4182억 원을 투입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초전도 핵융합 연구 장치다. 전력 생산용 핵융합로 건설에 필요한 초전도자석·진공용기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초고온 플라스마 운전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대표적 장기 R&D 사업으로 꼽힌다.
박 장관은 “KSTAR는 장기간 축적된 연구 역량과 도전적인 R&D가 의미 있는 기술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며 “미래 전략기술에 대한 안정적·지속적 투자를 통해 연구자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과거 R&D 예산 삭감 논란에 대해서도 “지난 정부의 R&D 예산 대폭 삭감 과정에서 연구 현장이 겪었을 어려움과 혼란을 잘 알고 있다”며 “연구자들이 정치적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R&D 투자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핵융합 연구가 실험실 성과를 넘어 실제 에너지 기술로 이어지려면 후속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오영국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은 “한국이 아직 기술 경쟁에서 뒤처진 상황은 아니지만 실증로와 발전소 단계로 넘어가면 미국·중국과의 자본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R&D 투자 확대와 함께 성과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박 장관은 “세계 수준의 투자를 하고 있는 만큼 기술 개발 성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질문에 직면해 있다”며 “성과가 연구실에 머무르지 않고 신산업 창출과 성장 동력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