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2일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들과 만나 “재무제표와 담보 중심의 관점에서 기술과 데이터, 인재와 생태계의 가능성을 읽어내는 ‘산업을 이해하는 금융’으로 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 본사에서 국내 대표 AI 반도체 기업인들과 만나 “금융정책과 산업정책이 따로 갈 수 없는 시대”라며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에는 퓨리오사AI, 업스테이지, 뤼튼AI, 로앤컴퍼니, LG AI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AI 주권은 산업안보의 문제”라며 과감한 정책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AI는 이제 모든 산업 위에서 작동하는 새 국가 인프라이자 성장의 기반”이라며 “저전력 고효율의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국산 AI 반도체, 우수한 국산 AI 모델을 만드는 것은 국가 경제 차원의 전략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퓨리오사AI·뤼튼AI·로앤컴퍼니는 국민성장펀드의 투자 후보군으로 꼽힌다. 국민성장펀드는 지난 4개월 동안 AI 분야에서 2조 원의 자금 투자를 집행했고 업스테이지는 지난달 소버린 AI 프로젝트 기업으로 선정돼 5600억 원을 지원받은 바 있다. 국민성장펀드는 2030년까지 AI·반도체 분야에 50조 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도 “국민성장펀드가 AI 산업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게 산업계와 긴밀히 협업하겠다”고 말했다.
생산적 금융 주무 부처인 금융위는 미래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내부 스터디도 강화하고 있다. 산업과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는 성장성 있는 산업·기업에 자금을 공급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위원장이 이날 퓨리오사AI를 찾아 직접 현장을 시찰하고 기업인과 의견을 나눈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융위는 앞으로도 ‘기다리지 않고 찾아가는 간담회’ 포맷을 통해 산업계와의 소통을 늘려갈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좋은 기술이 시장에서 살아남아 미래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금융이 산업의 언어를 이해해야 한다”며 “금융 지원을 매개로 범정부적 규제·세제까지 연계한 토털 솔루션 지원 체계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