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가 논란이 되고 있다. 장특공 개편 법안 발의도 잇따르고 있다. 장특공은 쉽게 말해, 주택을 장기간 보유했다면 그 보유한 기간 동안 집값이 많이 올랐다고 해도 해당 기간 동안 발생한 양도차익을 일부 공제(최대 80%)해줘 양도소득세를 감경해주는 정책이다. 그런데 정부가 부자감세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양도차익 공제를 대폭 축소하겠다고 하자 고가주택의 보유자들은 축소 범위와 대상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도소득의 80%까지 장특공제를 확대하는 양도소득세 감면 정책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도입됐다. 당시는 급격한 경기 침체로 경기를 부양할 필요성이 컸던 특수한 상황이었고, 양도소득세 줄이는 정책은 매물 잠김(Lock-in) 현상을 해결하는데 특효약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 위기 상황이 해소된 이후에는 주택을 장기간 보유해 양도차익이 커지더라도 소득 대비 세금감면 혜택이 커지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오히려 매물 잠김 현상을 부추겼다.
실제로, 필자는 얼마전 도곡동의 주요 아파트단지에 거주하는 지인으로부터 그 단지의 절반은 지방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도곡동이 토지거래허가제에서 빠져 있던 시기에 지방 자산가들이 이 단지의 아파트를 구매하는 바람에 지방 사람들이 소유한 비율이 특히 높아진 것 같다. 상황이 이러하니 정부에서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장특공 축소 방안이 매물 잠김을 풀어 집값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
정부가 장특공에 대해 칼을 빼 든 이유는 보유기간에 따른 양도소득 공제가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양도소득에서 최대 80%를 공제해준다고 하니 양도소득이 큰 고가주택의 보유자일수록 큰 혜택을 보게 된다. 현재의 장기보유시 소득공제 방식은 집값이 높을수록, 양도차익이 클수록 큰 감세 효과를 가져온다. 자산가들의 입장에서 보면 수십억원의 이익이 발생했음에도 양도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을 수 있는 강남의 똘똘한 한 채는 매우 매력적이다.
장특공은 소득공제이므로 세액공제와는 감세 효과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근로소득세에 대한 소득공제와 비교해보자. 2014년 무렵부터 연말정산시 많은 소득공제 항목들이 세액공제 항목으로 바뀐 것을 기억할 것이다. 정부가 소득공제 항목을 세액공제로 바꾼 이유는 소득이 높을수록 감세 혜택이 커지는 소득공제 방식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판단에서였다. 고액연봉자들은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세금으로 내야 하므로, 소득 산정액에서 공제를 해주는 방식은 고액연봉자들에게 유리해 부자 감세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보았던 것이다. 실제로 당시 고액연봉자들은 연말정산 결과 환급금액이 크게 줄어든 경험을 했다.
최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은 세액공제 방식을 담고 있다. 이 발의안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경실련)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고가 1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소득공제 혜택으로 강남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됐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본, 독일의 경우에도 장기간 주택을 보유하면 양도소득세 산정 시 세율 자체를 낮춰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을 뿐 양도차익 자체를 공제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양도소득세는 예전에는 고가주택 보유자들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이 양도세부과 대상인 12억원에 달하는 상황이고, 10년 남짓한 기간동안 주택 가격이 급등한 기간이라 소위 집한 채 가진 중산층도 장특공 이슈가 초미의 관심사다. 며칠 전 어느 공중파 방송에서 장특공 토론회를 봤다. 장특공 축소에 찬성하는 패널이 ‘회사에서 장기간 일했다면 그 근무한 기간 동안 소득이 많이 올랐다고 해서 소득세를 깎아주지 않는다. 왜 부동산 양도소득만 공제를 해주나’라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반대측 패널은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과세를 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이러한 주제는 논리적으로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없는 영역이라 정책적 의지와 국민적 합의가 중요하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에 누가 이견이 있을까. 다만, 근로소득의 경우에도 신용카드 사용 등 정책적 목적으로 소득공제를 높여줬던 시기가 있듯이 부동산 양도소득세도 경제 상황에 따른 정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물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동산을 보유한 자들이 부동산에 부과되는 세금을 달가워한 적은 없다. 가까운 역사인 조선시대의 부동산 세금 개혁을 살펴보자. 조선의 신진사대부는 세금제도를 문란하게 운용한 고려를 무너뜨리고 건국 초기인 15세기 초 토지개혁을 단행했다. 그러나 조선시대 경작지에 부과되던 세금인 전조(田祖) 수입은 16세기 중반에는 3분의 1내지 4분의 1수준까지 떨어졌다. 더욱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쳐 대기근까지 발생하자 공납제도는 한계에 부딪혀 민생과 재정이 파탄 날 지경이었다. 이에 대동법(大同法)이라는 개혁이 시행됐다.
대동법은 사람 중심인 호수별로 세금을 부과하던 것을 지주들이 보유한 토지 결수에 따라 부과해 조세의 공평성을 높이는 정책이었다. 대동법은 토지에 부과된 세금이니 지금으로 보면 소위 중산층이 그 적용대상이었다. 중산층에게 증세 정책을 쓰는 것은 조선의 왕들도 선뜻 나서기 어려운 일이었다. 전란으로 황폐해진 조선에 대한 심폐소생술이었던 대동법조차 전국적으로 시행되는데는 100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특공 관련한 중산층의 반발이 커지는 상황에서 또다른 법안이 발의됐다. 최혁진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으로 그 내용은 세액공제 방식이 아니라 보유기간 공제는 폐지하고 거주시간 공제는 강화하는 방향이다. 이는 대통령이 언급한 바와 같이 비거주자에 대한 공제 혜택은 부당하다는 문제의식을 반영한 법안으로 보인다. 최종적으로 장특공 개정이 어떻게 이루어질 지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나 비거주자 기간에 대해서는 공제범위를 축소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장특공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거주기간 산정이 가장 중요해진 상황에서 장특공 거주기간과 관련해 유의할 사항을 실제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해당 판례 사안은 A(상속인)씨가 부친(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주택을 상속 후 1개월간 거주한 후 양도한 사안이다. A씨는 장특공 혜택을 받기 위해 부친이 생전 거주한 기간을 합산해 장특공제를 신청했으나, 세무서가 이를 인정하지 않아 소송을 제기한 사안이다. 해당 판결은 A씨의 주장을 배척하고, 장특공의 거주 기간은 상속인인 양도자 자신이 보유기간 동안 실제로 거주한 기간을 의미하며, 피상속인의 거주기간을 합산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상속이라는 특수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제도 자체가 복잡하고, 거주라는 요건이 중요한 이슈가 되다 보니 장특공 제도에 대해 숙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령자들의 경우 오래전부터 주택을 보유했으니 양도세 부담이 없다고 생각하다가 큰 낭패를 당할 수 있으니 양도 계획이 있다면 거주 요건 등 관련해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사전에 받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