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초강세장을 이어가자 2030은 물론 5060까지 ‘빚투(빚내서 투자)’에 뛰어드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마이너스통장부터 신용융자, 고위험 레버리지 ETF까지 자금이 몰리며 전 세대가 ‘불장’에 올라타는 모습이다.
“지금 안 사면 늦는다”…전 세대 번진 빚투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주식거래활동 계좌 수는 1억537만개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만 708만개 늘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1545만개 증가했다.
증시 대기 자금도 급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7일 기준 136조989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빚투’ 규모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최근 36조원에 육박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금액으로, 아직 상환하지 않은 잔액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젊은 투자자뿐 아니라 5060 시니어층의 공격적 투자도 눈에 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의 전체 신용융자 잔액 약 27조2000억원 가운데 50대 이상 비중은 62.3%에 달했다.
50대 잔액은 8조9762억원으로 전체 연령 중 가장 많았고, 60대 이상도 8조189억원에 달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각각 5조원대, 3조원대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은퇴 이후 자산 증식 수요와 포모(FOMO·소외 공포감)가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적금 중심 자산 운용에서 투자 중심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강해졌다”며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 심리도 투자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통까지 증시로…“불장 올라타자”
은행권 대출 흐름도 비슷하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7일 기준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0조5029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제 사용된 대출 잔액 기준으로, 2023년 1월 이후 약 3년 4개월 만의 최대 규모다.
특히 4월 말 이후 불과 3영업일 만에 7152억원이 늘었다. 이는 월간 증가폭 기준으로도 최근 2년 7개월 사이 가장 큰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단기 자금을 끌어와 증시에 투입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한 결과로 보고 있다.
실제 코스피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의 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다. 강세장 분위기가 이어지자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한다”는 투자 심리가 전 연령층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빚투 상당수가 고점 추격 매수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반대매매가 한꺼번에 출회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레버리지 교육 1만명 돌파…“위험도 두 배”
고위험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도 두드러진다.
금융투자교육원에 따르면 지난달 개설된 ‘단일 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사전교육’ 신청자는 지난 5일 기준 1만2412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1만1303명이 교육을 이수했다.
오는 22일 국내 시장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처음 상장될 예정이다. 하루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구조로, 상승 시 수익이 커지는 만큼 하락 시 손실도 빠르게 확대되는 고위험 상품이다.
금융당국이 사전 교육과 1000만원 이상 기본 예탁금 요건을 도입한 것도 이런 위험성을 고려한 조치다.
최근에는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투자자들의 손실도 커지고 있다. ‘곱버스(인버스 2배 ETF)’ 일부 상품은 한 달 사이 가격이 반토막 나며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이미 지난 3월 주요 증권사들을 불러 신용융자 확대와 레버리지 투자 증가에 따른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강세장일수록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승장에서는 수익 기대감이 커지지만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손실 속도 역시 매우 빨라질 수 있다”며 “장기적 관점의 분산 투자와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