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반도체 라이징(권석준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전문가인 저자가 중국의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그 팽창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를 추적한다. 이 과정에서 막연한 공포나 안이한 낙관을 경계하며 철저하게 수치와 팩트로만 접근한다. 저자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일부 기업의 특별한 성장이나 정부 지원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거대 자본의 흐름, 공급망 재편, 기정학적 차원에서 살피며 중국 첨단 산업의 동력과 한계를 동시에 짚는다. 2만 9500원.
■주 4일제가 온다(조 오코너 외 지음, 지식의날개 펴냄)
사상 최대 규모의 주 4일제 실험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조 오코너의 첫 책이다. 한때 주 4일 근무는 급진적인 아이디어로 여겨졌다. 그러나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 현장의 판도를 바꾸고, 워라밸을 중시하는 세대가 노동 시장의 주축이 되면서 분위기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책은 방대한 데이터를 비롯해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부터 빌 게이츠까지 각계 전문가 인터뷰를 바탕으로 주 4일제가 어떻게 조직 문화와 생산성의 개념을 다시 쓰고 있는지 보여준다. 1만 8800원.
■나이 묻는 사회(정회옥 지음, 한겨레출판사 펴냄)
한국에서는 처음 만나면 으레 나이를 묻는다. 관계를 시작할 때 나이를 먼저 확인해야 마음이 놓이는 문화가 있어서다. 그러나 ‘뜰딱’ ‘영포티’ ‘급식충’ 등 이제 나이는 세대 간 거대한 벽을 만들고, 더 나아가 ‘혐오’를 생성하는 기제가 되고 있다. 책은 세대별 나이 멸칭의 종류와 유래, 의미와 부작용을 살펴보고 정치, 사회, 대중문화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한국형 연령차별주의’를 날카롭게 분석했다. 2만원.
■모든 이야기는 숲에서 시작되었다(베른트 하인리히 지음, 윌북 펴냄)
세계적인 생물학자이자 울트라마라톤 기록 보유자인 저자가 대자연 속에서 40년 동안 기록해온 생명에 대한 관찰기다.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갖고 하찮아 보이는 곤충이나 식물을 관찰하는 과정은 놀랍기만 하다. 몇 초 만에 터지듯 만개하는 노랑꽃창포를 비롯해 아프리카 야생 보호구역에 모파네 나무 한 종만 남게 된 이유 등 다양한 생명의 스토리가 펼쳐진다. 저자가 셀 수 없이 많은 생물종과 소통하며 이들의 언어로 삶의 패턴을 깨닫고 익히는 과정이 특히나 감동적이다. 2만 2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