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차량 2·5부제에 참여한 차주를 대상으로 연간 보험료를 2% 할인해주는 특약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차량 운행이 줄어들면 사고 위험이 낮아지는 만큼 보험사들이 이익을 본다는 것이다. 차주 입장에서는 연간 보험료 1만 4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보험사들은 차 보험료 할인 방안이 거론됐을 때부터 난색을 표했다. 차량 2·5부제에 동참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이유다. 정부는 운행 기록을 검증하겠다고 했으나 보험사들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인력 운영까지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운행 앱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실제 운행 여부를 확인할 수도 없다. 마일리지 특약 등 중복 혜택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자동차 보험은 이미 구조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보험 적자 규모만 7080억 원이다. 올해 1분기 대형 손해보험사 5곳의 자동차 보험 손해율 단순 평균은 85.2%로 지난해 1분기(82.5%)보다 오히려 상승했다. 올해 들어 5년 만에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했으나 인상 폭이 1%포인트 중반에 그치면서 최근 4년 동안 누적된 인하 효과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 2·5부제 할인 특약까지 도입되면서 보험사들의 손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연간 부담해야 하는 할인 비용만 240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개인당 돌아가는 혜택은 크지 않지만 보험사들이 감당해야 하는 부담은 매우 큰 셈이다.
문제는 보험사의 재정 부담이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전체 소비자 피해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자동차 보험은 과잉 진료와 과도한 합의금 등으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최근 정부가 ‘경상환자 8주룰’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것도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해 지속 가능한 보험 제도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자동차 보험료 할인은 단기적으로 이득인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5세대 실손보험 출시와 맞물려 경상환자 8주룰을 제때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