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일부터 2주간 휘발유·경유·등유 도매가격에 적용되는 5차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한 차례 더 동결한다고 7일 밝혔다. 미국과 이란이 협상을 이어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자 시장 안정을 위해 국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인한 정유사의 손실 보전 규모를 산정할 ‘최고액 정산위원회’는 이달 중 출범한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유가 상승이 물류비 등 서비스와 생산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해 최고가격을 다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석유제품 ℓ당 최고가격은 22일 0시까지 휘발유 1934원, 경유 1924원, 등유 1530원으로 유지된다. 3월 27일 2차 최고가격제 시행과 함께 설정한 가격이 8주 연속 이어지는 것이다.
정부가 최고가격을 동결한 것은 국제유가가 중동 전쟁 상황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면서도 주간 평균 가격으로 보면 배럴당 100~110달러에서 횡보하고 있어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제는 국제 가격 변동률보다 누적 인상 요인을 중심으로 보고 있다”며 “최고가격을 설정하지 않았다면 지금 휘발유와 경유의 ℓ당 가격은 각각 2200원, 2500원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인한 정유사 손실 보전을 위해 ‘최고액 정산위원회’도 이달 중 구성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는 각 정유사가 외부 회계감사 법인과 함께 원가 기반 손해액을 산정하면 이후 위원회를 꾸려 정산액을 결정하기로 했는데 정산 기준을 놓고 정부와 업계의 시각이 엇갈리자 출범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원가가 아니라 국제 제품 가격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원유 대체 물량 확보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정부가 5~7월 확보한 대체 물량은 2억 1000만 배럴에 육박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UAE)나 카자흐스탄 특사 파견 후 이행 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며 “현재 확보한 5~7월 대체 물량은 예년의 80%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캐나다산 원유도 연 3300만 배럴 이상 추가 확보한다. 그동안 FTA를 체결했음에도 원산지 증명이 어려워 3%의 관세를 내왔는데 이를 개선하는 방식이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매점매석과 판매 기피 차단에도 나선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8차 회의를 주재하고 “최고가격제를 빌미로 한 판매 기피 등의 부정행위가 없도록 당초 이달 12일까지던 석유제품 매점매석 금지 고시를 7월 12일까지 2개월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매점매석 금지 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과징금 신설과 포상제도 활용 등 제도 개선 방안도 추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