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인도네시아 법인에 1300억 원대의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다. 2분기부터는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는 시장의 분석이 나온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 1분기 실적에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충당금 1380억 원을 추가로 적립했다.
그 결과 우리은행의 1분기 대손 비용은 3500억 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대손 비용이 커지면서 우리금융 역시 5270억 원의 대손 비용을 인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360억 원)과 비교해 20.9% 증가한 수치다. 우리금융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회계법인에서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자는 권유가 있었다”며 “실적 하락 우려에도 우리금융 경영진이 1000억 원 규모의 충당금을 과감하게 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우리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531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130억 원 줄었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충당금이 없었다면 지난해 수준의 순익을 거뒀을 수 있었던 셈이다. 우리소다라은행은 2024년에는 568억 원의 순익을 거뒀지만 지난해 말에는 741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우리금융은 2분기부터 반등을 노린다. 해외 충당금을 미리 쌓은 데다 높아진 자본 비율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여신 영업에 나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올해 3월 말 현재 13.6%로 1년 전(12.4%)보다 1.2%포인트나 개선됐다. 지난해 말(12.9%)과 비교해도 0.7%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CET1이 조기에 13%대로 올라서면서 기업대출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
금융계의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자본 비율 때문에 기업 여신 영업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올해는 상황이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실적은 2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이날 미국 오하이오주 트럼불카운티에 있는 950㎿ 규모의 가스 복합 화력발전소에 8억 2500만 달러(약 1조 1000억 원) 규모의 자금 재조달 금융 주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남부발전과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지멘스에너지가 공동 출자한 사업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5일 발전소가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하면서 기존 건설 단계 대출금을 장기 시설자금으로 전환하는 금융 주선을 했다. 구체적으로 우리은행은 KB국민은행과 공동으로 2억 3000만 달러 규모의 장기 시설자금 대출과 운영자금 한도 대출을 시행했다.
해당 지역은 최근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곳이다. 우리은행은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 사업에 금융 주선 능력을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금융 주선은 상업운전 시작에 맞춰 적기에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북미 에너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힌 성과”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우량 자산을 발굴하고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은행 내부적으로도 영업 확대에 대한 열의가 높다. 주요 경쟁 은행인 KB국민(1조 1010억 원)과 신한(1조 1570억 원), 하나(1조 1040억 원) 등에 비해 1분기 실적이 낮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 명실상부한 4대 은행으로서의 지위를 다져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전 임직원이 함께 뛰어야 할 때라는 분위기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