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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층 아닌데 182만명이 기초연금…“예산의 6% 쓸판”

03.05.2026 1분 읽기

기초연금 수급자 4명 중 1명은 소득이 충분해 생계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행 제도가 유지될 경우 22년 뒤에는 전체 국가예산의 6% 이상을 기초연금에 써야 해 지급 기준 재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한국재정학회에 따르면 홍우형 동국대 교수와 이상엽 경상국립대 교수는 최근 논문에서 기초연금의 지급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초연금은 노후소득을 보완하기 위해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인 사람에게 매달 지급하는 제도다. 2026년 기준 65세 이상 기초연금은 단독가구 최대 월 34만 9700원을 받을 수 있다. 부부가구 합산 최대 지급금액은 55만 9520원이다. 정부는 전체 노인의 70% 안팎이 받을 수 있도록 매년 선정기준액을 정해왔다.

연구팀은 기준중위소득의 50%를 정책적 빈곤선으로 볼 경우 지난해 8월 기준 기초연금 수급자의 24.68%가 이보다 높은 소득인정액을 가진 것으로 분석했다. 수급자 4명 중 1명이 빈곤 기준을 넘어서 연금을 받고 있는 셈이다. 보건복지부가 2025년 선정기준액 발표 당시 제시한 기초연금 수급자 전망치 736만 명을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생계 지원 기준을 넘어선 수급자는 약 182만 명에 달한다.

하위 70%에까지 기초연금을 지급하면서 선정기준액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단독가구 기준 2014년에는 월 소득이 87만 원 이하여야 연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2026년에는 247만 원으로 올랐다. 부부가구 기준도 같은 기간 월 139만 2000원에서 395만 2000원으로 높아졌다. 단독가구 선정기준액은 기준중위소득의 96.3%로 2015년 59.6%보다 36.7%포인트 상승했다.

홍 교수는 “노인 인구의 70%가 빈곤층이라는 근거가 매우 빈약하다”며 “기초생활보장제도처럼 기준중위소득의 일정 비율을 기준으로 삼아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재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가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 연구팀은 현행 제도를 유지하면 정부 예산에서 기초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4년 3.08%에서 2048년 6.07%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도 같은 기간 0.79%에서 1.70%로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초고령화도 기초연금 재정 부담을 키우는 핵심 변수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3%로 처음 20%를 넘었다. 2050년에는 4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현행 기초연금제도 개편안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현행 소득하위 70%인 수급 대상을 20년에 걸쳐 매년 1%포인트씩 줄여 최종적으로 하위 50% 수준으로 좁히는 방안이다. 대신 소득하위 30%에는 기준연금액의 150%를 지급해 저소득 노인 지원을 강화하는 차등 지급 구조를 제안했다.

두 번째는 현행 하위 70% 기준을 기준중위소득 50% 이하로 바꾸는 방안이다. 노인 전체의 일정 비율을 정해놓고 지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초생활보장제도처럼 소득 기준을 중심으로 수급 대상을 정하자는 취지다. 세 번째는 기초연금을 기초생활보장제도와 통합해 노인생계급여를 신설하는 안이다.

정부도 기초연금 개편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다. 정부는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4분기 기초연금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지급 기준 조정이나 차등 지급은 기존 수급자 이해관계와 직결돼 실제 연내 구체안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급 대상 축소 논의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가에서는 개편 논의가 선거 이후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지급 기준 개편이 단순한 수급 대상 축소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있다. 기초연금 수급 여부를 가르는 소득인정액은 근로·사업소득뿐 아니라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까지 반영한다. 실제 현금 소득과 소득인정액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는 구조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초연금 산정 시 실제로 손에 들어오는 소득이 아니라 재산 환산액까지 포함돼 착시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며 “너무 많이 받으니까 잘라버리자는 식으로 가면 대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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