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월에서 열린 제59회 단종문화제가 대규모 인파를 끌어모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흥행을 계기로 확산된 이른바 ‘단종 앓이’ 현상이 축제 흥행을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영월군과 영월문화관광재단에 따르면 이번 문화제는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장릉과 청령포, 동강 둔치 일대에서 열리며 예년 대비 크게 늘어난 방문객을 기록했다. 특히 24~25일 이틀 동안 장릉과 청령포 방문객은 3만 1333명으로 집계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이상(120%) 증가했다.
연초부터 누적 방문객 수도 가파르게 늘었다. 올해 들어 25일까지 장릉과 청령포를 찾은 관광객은 36만 7768명에 달했다. 영화 흥행이 역사 유적 방문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관광객 급증에 따른 혼잡도 확인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주말인 25일 청령포 일대는 강을 건너기 위해 배를 타려는 관광객들로 붐비며, 매표소부터 영월관광센터 앞 회전교차로까지 긴 줄이 이어졌다. 때이른 여름 날씨 속에 배를 타기까지 약 2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메인 행사장인 동강 둔치 역시 인파로 붐볐다. ‘왕의 귀환, 희망의 시작’을 주제로 한 올해 축제는 단종의 삶을 서사적으로 풀어내며 관람객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단종이 유배지로 향하는 과정을 재현한 ‘청령포 유배길 행사’가 처음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왕에서 유배인으로 신분이 바뀌는 비극적 장면을 569년 만에 재현하며 상징성을 극대화했다.
개막식 공연인 뮤지컬 ‘단종, 1698’은 단종을 영월의 영원한 왕으로 기리는 메시지를 담아 축제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 단종과 정순왕후의 국혼(가례) 재현 행사도 새롭게 선보이며 역사 콘텐츠의 확장성을 보여줬다.
이 밖에도 단종국장 재현, 가장행렬, 칡줄다리기, 제례 행사 등 지역 특색을 살린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백일장과 사생대회, 스탬프 미션 등 가족 단위 체험 프로그램도 높은 참여를 이끌어냈다.
외국인 방문객 증가도 눈에 띄었다. 단순 지역 축제를 넘어 글로벌 역사문화축제로 성장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영월문화관광재단 측은 “단종의 비극을 희망의 메시지로 승화시키며 관람객이 함께 공감하는 장을 만들었다”며 “내년 60주년에는 더욱 차별화된 콘텐츠로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관광업계에서는 영화 흥행과 정책 효과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한다. 한 관계자는 “영화 인기와 함께 4월 여행 지원 정책까지 더해지며 영월이 특수를 누렸다”고 말했다.
왜 570년 전 어린 왕에게 전국민이 응답했나? ‘단종 앓이’ 소름 돋는 실체
계란 7천원, 좀비 기업 5천개… 한국만 터지는 진짜 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