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약 8조 원을 투자해 서울 송파구 복정동에 인공지능(AI) 및 소프트웨어 개발 연구단지를 세운다. 기존 남양연구소와 함께 현대차 연구개발(R&D)의 핵심 기지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와 현대모비스·현대로템·현대제철 등 그룹 5개 계열사는 24일 연구단지 건립을 위한 부동산 법인 ‘HMG퓨처콤플렉스’를 만들고 자금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현대차는 “미래 사업 선도를 위한 복합 연구 및 업무 거점 확보를 위해 현대차 그룹 내 계열회사 등이 신설 예정 법인에 신규 출자한다”고 밝혔다.
출자 규모는 현대차 2조 8886억 원, 기아 2조 3635억 원, 현대모비스 1조 988억 원, 현대제철 5164억 원, 현대로템 4608억 원 등 약 7조 3000억 원 규모다. 이 같은 출자액에 따라 부동산 법인의 지분 비중은 현대차 36.1%, 기아 29.5%, 현대모비스 13.7%, 현대제철 6.5%, 현대로템 5.8%가 된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다른 계열사의 출자도 받아 총 8조 원 규모로 연구단지를 꾸릴 계획이다.
복정동 연구단지는 2030년 완공된다. 5개 계열사는 올해 5월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5년간 출자금을 분납해 투자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연구 인력은 남양연구소를 비롯해 서울 강남과 경기 판교 및 의왕에 분산돼 있다. 연구 시너지를 내기 위해 이들 연구 인력을 한데 모아야 한다는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돼 왔다. 현대차는 결국 내부 논의 끝에 연구단지 위치를 복정동으로 최종 결정하고 AI와 정보통신기술(ICT), 소프트웨어에 특화된 연구 인력을 중심으로 인력을 꾸리기로 했다.
현대차 R&D 핵심 부서인 AVP(차세대자동차플랫폼) 본부는 물론 자율주행 개발을 담당하는 포티투닷도 복정동에 모일 것으로 보인다.
복정역 주변은 현재 대규모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연구단지 입주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왔다. 특히 현대건설이 수주한 복정역세권 복합개발사업 부지가 유력한 개발지로 꼽힌다.
현대차는 자동차 R&D를 위한 우수한 인재를 받기 위해서는 서울 내 연구단지를 건립해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연구소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해 있어 AI 등 개발자 채용에 불리한 면이 존재했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회사가 우수 인재를 받기 위한 마지노선을 판교로 여긴다”라며 “현대차그룹도 복정동과 판교를 놓고 고민하다가 현재 개발 중인 서울 강남구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본사와 가까운 복정동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복정동 연구단지 규모와 상주 인원은 현재까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천 명에 달하는 거대 단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남양연구소는 일부 인력이 이동하겠지만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이같이 소프트웨어 R&D 인재를 끌어모으려는 것은 AI 등 소프트웨어 분야 첨단기술이 그룹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을 미래 성장을 위한 최대 동력으로 삼고 있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이 테슬라 등 타 완성차 업체에 비해 늦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빠른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올해 SDV 페이스카를 만든 뒤 내년부터 양산화 단계에 들어설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