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후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특별법 발표를 앞두고 제도 지원 범위를 대기업까지 확대한다. 다양한 형태의 사업체를 포용해 기후테크 산업을 빠르게 성장시키는 데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21일 정부와 벤처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벤처·스타트업이 아닌 기업도 ‘기후테크 육성 특별법’ 적용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특별법에서 규정하는 기후테크 기업은 벤처 인증 기업과 창업 7년 이내 기업 중 기후위기 관련 기술로 사업을 펼치는 곳이다. 해당 조건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정부가 정한 기준을 충족하면 특별법 적용 대상에 똑같이 포함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결정에는 소규모 기업 핀셋 지원보다 기후테크 산업 자체를 키우는 것이 먼저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전부터 전문가들은 스타트업 지원에만 집중하다 보면 근본 취지인 탄소 절감 실천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기후테크 육성 특별법은 이재명 정부의 123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현 기후부의 역점 사업이다. 특별법 제정의 주된 목적은 기후위기 대응과 경제 성장에 동시에 이바지할 신산업을 발굴하는 것이다. 특별법 혜택을 받는 기업은 각종 규제 샌드박스 및 금융 지원 등을 받을 자격을 얻는다. 정부가 특별법까지 만드는 데에는 정책 근거를 법으로 못 박아 긴 호흡으로 기후위기 대응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정부가 적용 대상에 기업 규모의 제한을 두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만큼, 사실상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도 특별법 혜택을 받을 길이 열린 셈이다. 기후부는 올해 상반기 중 특별법을 먼저 발표하고 이후 일반 기업의 특별법 적용 조건 기준을 시행령으로 정할 예정이다.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간접적으로 특별법 지원을 받을 방법도 마련된다. 기후부는 특별법에 ‘전략 사업 지원’ 조항을 넣을 방침이다. 해당 조항은 특정 사업을 추진할 목적으로 여러 기업이 모인 컨소시엄을 특별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역시 기업 규모에 얽매이지 않고 혁신 사업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기후테크 중에서도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인프라나 딥테크 영역의 경우 대기업이 해낼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다”며 “기후테크 산업을 키우는 데 기업 규모를 따져 역차별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