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주무관님이 S등급이었잖아?”
정부가 실무 공무원의 실제 업무 기여도를 보다 공정하게 반영하기 위해 성과평가 제도를 전면 개편한다. 평가 결과를 당사자에게 의무적으로 통지하고, 성과급 최상위 등급(S등급) 대상자 명단을 공개하는 등 인사 과정의 투명성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는 20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무원 성과평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공무원 사회에서 고질적으로 지적돼 온 성과 가로채기와 불투명한 평가 관행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가장 큰 변화는 평가 결과의 의무 공개다. 지금까지 일부 기관에서는 요청이 있을 때만 제한적으로 평가 결과를 통보해 피평가자가 자신의 점수나 등급을 제때 확인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로 인해 정당한 이의신청 기회조차 놓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모든 기관은 근무성적평정 결과를 반드시 당사자에게 통지해야 한다.
성과급 지급 방식도 바뀐다. 기관별 자율에 맡겨졌던 S등급 대상자 명단 공개가 의무화된다. 연공서열에 따라 성과급을 순번대로 나누거나 특정 인물에게 성과를 집중시키는 관행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객관적인 기준과 결과 공개를 통해 성과 중심 인사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실무자의 공적을 상급자가 가로채는 문제를 막기 위한 장치도 도입된다. 주요 보고서 작성 시 업무 분장을 사전에 명확히 하고, 보고서에 ‘공동작성자’를 표기하도록 했다. 또 주요 회의와 보고 과정에 실무자의 참여를 확대해 실제 기여자가 조직 내에서 분명히 드러나도록 할 방침이다.
평가 방식 역시 개선된다. 기존 개인 단독 업무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공동 과제 기여도와 부서 간 협업 성과를 적극 반영한다. 이를 통해 조직 전체 성과에 기여했지만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실무자들도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디지털 기반 상시 평가 체계도 도입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지능형 인사 행정 시스템 ‘e-사람’에 상시 성과 관리 기능을 추가해 업무 수행 과정과 피드백을 수시로 기록하도록 할 계획이다. 연말에 한 번 이뤄지는 기존 평가의 한계를 보완해 평가의 객관성과 타당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행정안전부는 문서 공동 편집과 업무 수행 경로가 실시간으로 기록되는 지능형 업무 관리 시스템 ‘온AI(On-AI)’를 오는 5월부터 모든 중앙행정기관으로 확대한다.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과를 관리해 주관적 개입을 최소화하고 평가의 신뢰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은 “평가 결과를 투명하게 확인하는 것은 공정한 인사 행정의 출발점”이라며 “묵묵히 업무를 수행해 온 공무원의 실질적인 기여가 정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평가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실무자의 기여를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와 문화가 필수적”이라며 “실제 일한 사람이 정당한 평가를 받는 합리적인 공직 문화를 확산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