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해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늑대 ‘늑구’가 열흘 만에 생포돼 무사히 돌아왔다. ‘자유의 상징’으로까지 불리며 화제가 됐던 늑구는 현재 치료와 회복을 거치고 있으며 재개장 시점과 동물복지 논의까지 이어지고 있다.
“열흘 도주 끝 생포”…전국 넘어 해외도 주목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늑구는 지난 17일 오전 0시 44분쯤 동물원에서 약 1㎞ 떨어진 안영IC 인근에서 마취총에 맞고 생포됐다. 지난 8일 사육장을 탈출한 지 열흘 만이다.
탈출 이후 늑구는 수백 명의 인력과 드론, 열화상 장비가 동원된 추적을 여러 차례 따돌리며 ‘신출귀몰’한 행보를 보였다. 포위망이 좁혀질 때마다 빠져나가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됐다.
온라인에서는 늑구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글과 응원 메시지가 이어졌고,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확산됐다. 일부 누리꾼은 늑구를 ‘동물원의 명예 홍보대사’라고 부르며 재개장 후 방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 과정은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17일 BBC는 늑구를 “결코 갇혀 있으려 하지 않는 늑대”이자 “자유의 상징”이라고 표현했고, 로이터는 온라인상에서 ‘늑구 밈코인’까지 등장했다고 전했다. CNN 역시 “돌아온 늑구를 환영하는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낚싯바늘까지 발견”…야생 흔적 안고 귀환
현재 늑구는 오월드 내 동물병원에서 회복 치료를 받고 있다. 건강 상태는 전반적으로 양호하지만 야생 생활을 처음 겪으며 체중이 약 3㎏ 줄어든 상태다.
특히 위장에서 2.6㎝ 크기의 낚싯바늘이 발견돼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시술을 받았다. 야생 환경에서 먹이를 찾는 과정에서 삼킨 것으로 추정된다. 다행히 장기 손상 등 큰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먹이는 소화 부담을 줄이기 위해 평소보다 적은 양을 갈아서 제공하고 있으며 닭고기와 소고기를 함께 급여하고 있다. 또 진드기나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에 대비해 약을 섞어 먹이고 있다.
늑구는 제공된 먹이를 모두 섭취하는 등 회복 속도가 빠른 편으로 상태에 따라 소간 등 영양가 높은 먹이도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보고 싶다 vs 환경 개선 필요”…남은 과제
늑구는 현재 격리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가족 늑대들이 있는 사육장과 거리는 약 300m에 불과하지만, 외부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고려해 최소 일주일에서 열흘간은 접촉을 제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월드 재개장도 지연되고 있다. 당초 늑구 포획 이후 재개장이 기대됐지만, 시설 점검과 보수 작업이 이어지면서 주말 운영도 중단됐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늑구를 직접 보고 싶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실제 공개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물복지와 사육 환경에 대한 논의도 확산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탈출 원인이 된 시설 관리 문제를 점검하고 동물 보호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현재는 늑구의 회복이 최우선”이라며 “시설 보완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한 뒤 재개장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