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홍빛 철쭉 피기 시작한 군포 철쭉동산
18일 오후 1시께 찾은 군포시 산본동 철쭉 동산 일대는 수만 명의 상춘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2만㎡ 면적의 동산에 식재된 약 22만 그루의 철쭉들은 경기 서남권 최대 봄축제인 ‘군포철쭉축제’의 주인공들이었다.
영상 27도에 이르는 때 이른 무더위에 철쭉들은 수백, 수천만 개의 꽃잎을 빠르게 펼치고 있었다. 철쭉동산 맞은편 도장중학교 교문 앞에서 바라보면 연분홍빛 물결이 동산 야외무대에서 출발해 언덕 위쪽을 향해 부채꼴 모양으로 퍼져나가는 듯했다. 자산홍이 이 물결의 대부분이었지만 영산홍, 산철쭉, 백철쭉이 이정표처럼 나름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형형색색 나들이옷을 차려입은 시민들은 꽃물결이 정점에 달한 곳마다 걸음을 멈추고 사진 찍기에 몰두했다.
올해는 일조량과 기온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시민들은 축제 개막일인 18일부터 폐막일인 26일까지 여한 없이 연분홍빛 향연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철쭉군락 사이에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는 시민들
시민들은 반색했다. 경기 광주에서 아내·딸과 함께 왔다는 60대 백모 씨는 “수리산 갔다오면서 들렀는데 흥겨운 음악에 철쭉도 색이 예뻐 야시장서 막걸리 한잔 했다”며 “철쭉이 아직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 풍경은 전국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없다. 내년에도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온 추모(75·여)씨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온다. 전철타고 오면 잠깐이면 되고, 도심 가까운 곳에 이런 멋진 경치는 흔치 않다. 기분이 좋아 친구랑 둘이서 돼지껍데기에 맥주 한잔 하니 3만 5000원 나왔다. 이 정도 가성비 좋은 꽃놀이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군포시민들은 2011년부터 시작된 향토 축제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군포철쭉축제는 20여 년 전 송전탑이 세워진 산본 신도시의 삭막한 언덕에 시민의 손으로 직접 조성한 철쭉동산과 다양한 문화예술.체험 프로그램이 어우러지면서 더 특별한 행사가 됐다.
철쭉동산 포토존
군포에서 20여년 살다 최근 안양 평촌으로 이사 갔다는 김옥순(70·여)씨는 귀향하듯 꽃구경 왔다고 했다. 그는 “군포가 베드타운 같은 곳이어서 즐길거리가 별로 없었는데 어느 날부터 언덕에 철쭉을 심더니 이제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철쭉축제가 됐다”며 “군포는 철쭉축제, 그리고 김연아(피겨스타)가 자랑”이라고 말했다.
수리동에 산다는 30대 강지욱씨는 “군포가 알고 보면 자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명소가 많다”며 “수리산 산책로, 초막·동막골은 큰 힘 들이지 않고 봄꽃을 즐길 수 있는 수도권 명소”라고 말했다.
군포시가 주최하고 군포문화재단이 주관해 열리는 올해 축제는 ‘시민의 일상이 축제가 되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즐기는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가 행사기간 내내 펼쳐진다. 철쭉푸드와 마켓으로 펼쳐지는 소상공인 먹거리·판매·체험부스를 통해 군포의 다양한 매력을 느껴볼 수 있다.
군포철쭉축제 차없는 거리
군포시가 매년 기획 단계부터 심의를 통해 부스 운영 시 적정 판매가격을 책정하는 등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 바가지 걱정도 없다. 올해 역시 축제 기간 동안 철쭉동산과 인근 공원을 잇는 도로는 ‘차 없는 거리’로 운영돼 보행자 중심의 산책 공간으로 바뀌었다. 철쭉동산 외에도 즐길거리는 많다. 철쭉동산 전망대에서 1km 떨어진 초막골생태공원에서는 생태정원과 연못, 봄꽃들이 방문객을 기다린다.
하은호 군포시장은 “군포철쭉축제는 매년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찾는 군포시의 대표 봄 축제”라며 “철쭉 구경뿐만 아니라 야간 경관과 시민 체험 콘텐츠를 더욱 강화해 낮과 밤 모두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준비했으니 많은 분들이 방문해 봄꽃의 아름다움과 축제가 선사하는 즐거움을 온전히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