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7일에도 상승 마감했다. 외국인 배당금 지급과 주식 매도에 따른 달러 수요 확대가 환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8.9원 오른 1483.5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1481.4원에 출발해 장중 1470원대 후반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이후 상승폭을 키우며 1480원대 중반에서 마감했다.
이날 환율 상승에는 외국인 자금 흐름이 영향을 미쳤다. 배당금 지급 시즌과 맞물려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이어지면서 달러 수요가 확대됐고, 이는 환율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실제 코스피도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 속에 하락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이 조만간 2차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합의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경계감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의 조기 종료 가능성을 언급했음에도 시장에서는 협상 지연 가능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휴전 연장 기대와 협상 진전 기대가 엇갈리면서 환율은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한편 환율이 쉽게 안정되지 않는 배경에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도 제기됐다.
한은에 따르면 최근 중동 전쟁 이후 22거래일 동안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6.3% 하락해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보다도 훨씬 큰 수준이다.
과거에는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이 충격을 받았다면, 이번에는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대만·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에너지 수입 구조 자체가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