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정신(올스턴 체이스 지음, 글항아리 펴냄)
테드 카진스키(일명 유나보머)는 미국이 낳은 가장 지적인 연쇄살인범이자, ‘정신이상자’로 낙인찍힌 하버드대 최초의 인물이다. 저자는 범죄 자체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살인자를 깊이 파고든다. 카진스키가 어떻게 범죄자가 됐는지, 하버드대의 교육은 어떻게 한 학생이 심리적 소외를 겪고 임계점을 넘도록 만들었는지에 대한 탐구로 이어지면서 독자에게 깊은 고민을 던진다. 3만 2000원.
■마오타이(우샤오보 지음, 싱긋 펴냄)
마오타이는 중국의 ‘국주(國酒)’로 불린다. 하지만 그 지위는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진 것이 아니다. 청 말기 작은 양조장에서 탄생한 이 술은 전쟁과 혁명, 체제 변화와 산업 재편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았으며 국가 연회와 외교의 상징이 되고, 마침내 중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책은 마오타이가 브랜드가 되는 과정을 통해 전통 수공업이 어떻게 산업으로 변모했는지를, 정치 권력이 한 기업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지 등을 역사 속에서 치밀하게 다루며 추적했다. 3만 9800원.
■설계된 판(존 Y. 캠벨 등 지음, 생각의힘 펴냄)
저자는 금융시장이 겉으로는 중립적이고 효율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산과 정보, 높은 교육 수준을 확보한 사람들에게 구조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됐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부의 격차를 더욱 고착화시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책은 개인의 선택이나 금융 지식 부족이 아니라, ‘설계된’(fixed) 시스템 자체가 설계된 불평등을 만들어낸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개입을 제안한다. 2만 6800원.
■호모 딜리버리쿠스: 배송 문명은 어떻게 우리를 바꿨는가(김철민 지음, 홀리데이북스 펴냄)
인류는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이동하는 존재였다. 그러나 이제 집 안에서 모든 것을 받아보는 새로운 종, 즉 ‘호모 딜리버리쿠스(Homo Delivericus·배송받는 인간)’가 됐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배송은 단순한 서비스를 넘어 우리 삶을 작동시키는 필수 인프라이자 운영체제(OS)가 됐다. 26년간 유통과 물류 현장을 지켜본 저자는 편리함의 이면에 가려진 일상, 공간, 심리, 노동의 구조적 변화를 날카롭게 해부했다. 1만 8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