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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밀라노 궁전서 마주하는 균형의 미학

16.04.2026 1분 읽기

금속공예가이자 디자이너인 이주현 작가가 이달 20~26일 세계 최대 디자인 축제인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6(Milan Design Week 2026)’에서 유럽 첫 개인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는 이탈리아 밀라노시의 중심부에 위치한 역사적 건축물 ‘리타 궁’ 내에서도 과거 사적인 응접실로 사용되었던 밀도 높은 공간 ‘부두아’에서 열리며, 국제 디자인 플랫폼 모스카파트너즈의 공식 프로그램으로 참여한다. 이주현 작가는 이 곳에서 중력과 긴장감을 기반으로 한 ‘밸런스 오브젝트’ 시리즈를 선보인다.

작가 측에 따르면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밸런스(균형)’다. 12년간의 오랜 유학 생활을 거치며 한국과 외국 어디에도 완전히 소속되지 못한다는 불안함을 느꼈던 작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생존 전략’으로 예술을 택했다. 작가는 좁은 접지면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오브제를 통해 시각적 긴장감을 유발하는 동시에, 사용자가 이를 배치하고 사용하는 행위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찾게 한다. 작가의 내밀한 에너지와 위안의 메시지를 담은 주제이기도 하다.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제품’과 ‘작품’의 경계를 짓지 않는 ‘사용 가능한 예술작품’으로, 관객이 작품을 직접 사용하거나 배치하는 행위를 통해 감각적 경험을 완성하도록 유도한다. 또 금속, 나무, 원석 등 다양한 소재로 빚어낸 작가의 대표작인 ‘Caltrop(마름쇠) 시리즈’와 ‘Yeom(염) 시리즈’도 선보인다. 마름쇠 시리즈는 가장 오래된 전쟁 무기 중 하나인 ‘마름쇠’에서 모티프를 얻어 제작된 ‘구둣주걱’이다. 좁은 접지면을 가진 길고 얇은 구조임에도 스스로 자립하며, 긴장감 있는 구조 속에서도 스스로 자립하는 형태를 통해 ‘균형’이라는 개념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40여 시간 동안 20단계의 수작업을 거쳐 탄생한 고도의 숙련미를 보여준다. 염 시리즈는 ‘작은 바위로 된 섬’을 뜻하는 순우리말 ‘염’에서 이름을 따왔다. 자연석을 금속으로 캐스팅한 바위 오브제 위에 그 바위의 단면 형태의 상판을 결합한 작업으로, 바위에서 떠오른 섬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자연물의 질감과 인공적인 구조 사이의 긴장을 통해 균형의 상태를 탐구한다.

이주현 작가는 “역사적 숨결이 닿아 있는 공간에서 중력을 딛고 서있는 작품의 긴장감을 공유하고 싶다”며 “지난 4년간 아슬아슬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서 있었던 삶의 균형을 작업을 통해 폭넓게 소통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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