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퇴직 지점장을 다시 채용해 여성 지점장 육성을 위한 멘토로 삼는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직 지점장을 활용해 초임 여성 지점장과 관리자들의 영업·조직 운영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여성 리더십을 그룹 미래 성장의 핵심 축으로 보고 있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전략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퇴직 지점장을 재채용해 멘토링 조직을 꾸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멘토로 채용된 전직 지점장들은 초임 여성 지점장과 관리자급 직원들을 중심으로 코칭 및 교육을 맡는다. 전직 지점장이 쌓아온 영업 노하우와 조직 관리 경험을 현장에 빠르게 이식하겠다는 취지다.
멘토들은 전국의 지역 영업그룹에 소속돼 맡은 지역의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업무 코칭을 진행하거나 거점 지역에서 현직 지점장들을 불러모아 집합 교육 등을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초기 멘토 인원은 5명 안팎으로 시작하지만 향후 성과에 따라 인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의 한 관계자는 “여성 리더 양성이 주된 목적이지만 멘토링 대상을 꼭 여성으로만 한정 짓지는 않을 예정”이라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여성 인재 육성에 꾸준히 힘을 실어온 함 회장의 기조가 반영된 것이다. 그는 평소 “다양성과 전문성에 기반한 여성 인재 육성은 하나금융의 미래 성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거듭 강조해왔다. 그룹 차원에서는 차세대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인 ‘하나 웨이브스’를 운영, 현재까지 약 120명이 수료했으며 올해 5기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여성 리더 육성은 여성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은행권 인력 구조 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하나은행 국내 직원 1만 346명 가운데 여성은 6758명으로 약 65%를 차지한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여성 인력이 관리직으로 올라서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하나금융의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그룹 내 중간 관리직 중 여성 비중은 2022년 21.2%에서 2024년 26.5%로 5%포인트 넘게 늘었다.
관리직 여성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기존 소매 금융 중심 경험에 더해 기업금융과 조직 운영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를 위해 여성 관리자 대상 ‘기업금융 전문가 육성 프로그램’과 여성 책임자·행원을 위한 ‘기업금융 리스킬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는 총 133명이 과정을 이수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현장 중심 멘토링을 통해 조직 전반의 역량을 끌어올리려는 시도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