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년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최근 25년간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가파르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학력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 확대와 인공지능(AI)의 일자리 대체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연구팀이 14일 발표한 ‘남성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의 하락 추세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5~34세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0년 89.9%에서 2025년 82.3%로 7.6%포인트 하락했다.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유사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며 현재는 이를 크게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OECD 평균은 93%에서 91%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한은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청년층 내부 경쟁구조 변화와 산업·기술 환경 변화를 지목했다. 우선 고학력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빠르게 확대됐다. 1991~95년생 4년제 이상 학력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 확률은 기준 세대 대비 15.7%포인트 하락한 반면 여성은 10.1%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고학력 인력 구성도 2000년 남성 대비 절반 수준에서 2025년 사실상 50대50구조로 변화했다.
여기에 AI 확산과 고령층 고용 증가가 겹치며 청년층 진입 여건은 더욱 악화됐다. AI는 사무직 중심의 신입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으며 최근 4년간 감소한 청년층 일자리의 대부분이 AI 노출도가 높은 직군에 집중됐다. 동시에 고학력 고령층이 노동시장에 더 오래 머물면서 신규 채용을 제약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2004~2025년 고령층 고용률 상승분 가운데 고학력 취업자의 기여율이 104%에 달한 점이 이러한 흐름을 보여준다.
한은은 “정규직 고용 보호의 경직성을 완화해 신규 채용을 확대하고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한 직업훈련과 신기술 교육을 통해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