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사업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합성니코틴이 담긴 액상 전자담배가 법적 ‘담배’로 분류될 예정인 가운데, ‘피울수록 건강해진다’는 등의 문구로 광고하는 무니코틴 전자담배가 규제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허위 광고로 소비자를 오인시켜 시장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경찰에 고발장까지 제출했다.
13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자담배총연합회는 무니코틴 전자담배 업체 R사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이달 7일 인천 논현경찰서에 제출했다. 협회는 R사가 식약처 허가 없이 제품을 판매하면서 의학적 효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했다고 주장했다. SNS에 AI로 제작한 광고를 게시하며 ‘피울수록 건강해집니다’, ‘유해물질 0%’ 등의 표현으로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것이다.
협회는 이 같은 행위가 약사법 제61조 2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 조항은 의약품이 아닌 제품을 의학적 효능이 있는 것처럼 오인하게 하는 표시·광고와 제품의 판매·진열을 금지한다.
광고 방식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협회는 전자담배를 건강식품이나 치료제처럼 홍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최근 해당 업체를 지도·점검했지만 이후에도 문제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김도환 협회 부회장은 “과태료가 낮아 업체가 판매를 이어가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청소년 접근성이다. 합성니코틴을 원료로 한 액상 전자담배는 법 시행 이후 온라인 구매가 금지되지만, 무니코틴 전자담배는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온라인 판매를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다.
업계는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제도 공백을 지목한다.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 측은 무니코틴 시장의 법적 불확실성을 문제로 꼽으며 “R사 사태는 시작일 뿐 유사 사례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무니코틴 제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무니코틴이라 하더라도 유해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며 “제품이 실제 무니코틴인지, 유사니코틴을 넣고 허위광고를 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경제신문은 R사의 입장을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