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간송미술관이 추사 김정희 탄신 240주년을 기념해 기획전 ‘추사의 그림 수업’을 7월 5일까지 진행한다.
전시에서는 조선 말기 학계와 예술계를 선도한 거장인 추사의 회화 작품을 총망라하고, ‘예림갑을록’을 통해 추사와 제자들의 예술적 교감을 살펴본다.
11일 대구간송미술관에 따르면 추사 김정희는 학문과 예술을 통합한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자 조선을 넘어 동아시아에까지 영향력을 미친 문화 아이콘으로 통한다.
추사에 대한 전시는 고증학이나 추사체, 서예 작품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반해 이번 전시에서는 추사의 그림을 통해 그의 예술세계를 조망한다.
추사는 학문과 예술이 하나로 녹아든 경지에서 예술을 바라보았고, 극도의 절제와 생략을 통해 사물의 본질을 작품에 담아내고자 했다.
전시에서는 국보인 ‘세한도’를 비롯해 보물인 ‘불이선란도’, ‘난맹첩’ 등 추사 화업의 정점에 있는 작품이 소개된다.
간송미술관 관계자는 “작품 교체 일정에 따라 세 작품이 순차적으로 공개된다”며 “모두 추사의 예술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필수 작품인 만큼 다회차 관람을 통해 추사의 명작이 전하는 감동을 느껴보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특히 세한도는 조선 선비정신의 상징이자 당시 동아시아 학계와 예술계에서 추사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 작품이다.
작품은 1844년 유배 중이던 김정희가 제자 이상적에게 그려준 그림으로, 거칠고 메마른 필치로 한겨울의 황량함과 선비의 변하지 않는 마음을 간결하게 표현했다.
이상적은 이 작품을 연경(북경)으로 가져가 청나라의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문인들에게 선보였고, 그들은 앞다퉈 추사의 작품과 정신세계에 대한 존경의 글을 ‘세한도’의 발문으로 남겼다.
세한도가 서울‧제주 외에 영남지역에서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림갑을록을 통해서도 추사의 예술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추사의 제자들은 추사가 긴 유배 생활에서 돌아온 후 스승을 모시고 작품에 대한 비평을 청하는 품평회를 열었다.
추사는 제자 14명의 작품에 대한 감평을 남겼고, 예림갑을록은 1849년 여름에 있었던 이 품평회에 대한 세밀한 기록을 담았다.
이 책은 추사가 남긴 비평을 통해 그의 회화관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전시에서는 그림을 중심으로 문인화에 대한 추사의 예술적 지향을 확인하고, 추사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피워낸 제자들의 작품을 살펴본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며 최초 공개되는 미공개 작품 7점을 포함, 47건 67점이 소개된다.
‘매화서옥’, ‘죽림괴석’ 등 미공개 작품 7점은 추사화파 제자들의 조선 말기 작품 활동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중 여섯 점은 추사화파의 학맥을 이은 위창 오세창이 엮은 ‘근역화휘’에 수록됐다.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은 “간송 탄신 120주년을 맞아 간송과 그의 스승 위창이 집중적으로 수집하고 연구했던 추사와 제자들의 작품들을 소개한다”며 “추사와 추사화파의 작품을 통해 한국 문화의 정체성과 아름다움을 느껴보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획전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고, 관람료는 성인 1만1000원, 학생·청소년 5500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