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전반에 포장재 수급 불안 우려가 번지자 한국식품산업협회가 확대 해석 차단에 나섰다. 일부에서 제기된 ‘재고 2주’ 발언이 식품 공급 위기로 직결되는 것처럼 퍼지자 협회는 이를 제한적 상황에 대한 예시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설명자료를 통해 “해당 표현은 특정 포장재 품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언급된 사례일 뿐”이라며 “전체 식품 공급망이 2주 내 마비되는 상황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품목별로 재고 수준은 상이하며 대다수는 2~3개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공급망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업계 역시 대체 원료 확보와 공급처 다변화를 통해 대응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시장 불안을 자극할 수 있는 과도한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며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며 안정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원유발 ‘포장재 쇼크’ 현실화…“5월이 1차 고비”
다만 현장에서는 포장재 수급 부담이 점차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중동발 원유 공급 차질이 길어지면서 나프타 기반 원료 확보가 어려워졌고 이는 비닐·필름·페트(PET) 용기 등 핵심 포장재 생산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식품 포장재는 원유에서 추출한 나프타를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등으로 가공해 만들어지는데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원유 수급이 막히며 원료 흐름이 둔화된 상황이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충남 서산 대산항에 입항한 유조선 이글 벨로어호 이후 중동산 원유 유입이 사실상 끊기면서 업계는 기존 재고에 의존하고 있다.
이 여파로 가격 상승과 재고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상 1~3개월 수준인 포장재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으며, 일부 품목은 훨씬 빠듯한 상태라고 보고 있다. 현재는 기존 계약 물량으로 버티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5월을 전후로 수급 불안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라면, 과자, 냉동식품, 레토르트 식품 등 포장 의존도가 높은 제품군은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포장재 재고가 한 달 남짓 남았지만 추가 확보가 쉽지 않다”며 “상황이 이어질 경우 비주력 제품부터 생산 조정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로는 부족”…업계, 정부에 직접 지원 요구
식품·외식업계는 원가 부담이 한계 수준에 도달했다며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환경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포장재 수급 부담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앞서 한국식품산업협회를 포함한 13개 단체는 공동 건의서를 통해 △포장재 원료 우선 공급 △원가 부담 완화 △규제 탄력 운영 △통관·행정 절차 신속화 등을 요청했다. 식품·외식업계 영업이익률이 3%대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추가 비용 상승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포장재 표시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대체 포장재 사용을 허용하는 등 일부 대응에 나섰지만 업계는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원료 확보와 비용 지원 등 보다 직접적인 조치 없이는 공급망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협회는 “업계는 대체 원자재 확보와 공급처 다변화를 통해 대응 가능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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