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지난달 외국인 투자가가 국내 증권시장에서 역대 가장 많은 자금을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3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주식+채권)투자자금은 365억 5000만 달러(약 54조 1800억 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2개월 연속 매도 우위이자 역대 최대 규모의 순유출이다. 기존 최고치였던 금융위기 당시 2008년 7월(-89억 7000만 달러)보다 4배 가량 더 많다.
주식자금이 대거 빠져 나간 영향이 컸다. 297억 8000만 달러(약 44조 1400억 원)가 순유출돼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였던 올 2월(-135억 달러)의 2배를 뛰어넘는 규모다. 한은은 “차익 실현 매도가 지속되고 있고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로 위험 회피 심리가 가세하면서 순유출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 순유입세를 보였던 채권자금도 지난달 67억 7000만 달러 순유출 된 것으로 집계됐다. 역시 역대 최대 순유출이다. 국고채 만기상환과 낮은 차익거래유인에 따른 재투자 부진 등으로 순유출로 전환했다.
한편 최근 한 달 간 원화 가치는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외국인의 대규모 국내 주식 순매도 여파로 상당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4.3% 하락해 주요국 통화 중 남아프리카공화국 란드화(-5.9%) 다음으로 절하폭이 컸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 일 평균 변동폭은 11.4원으로 전월(8.4원)보다 확대됐다. 변동률은 0.76%로 역시 2월(0.58%)보다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