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시장 경색에 기업들이 직접 자금 조달보다 은행 대출로 몰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1387조 원으로 전월보다 7조 8000억 원 늘었다. 2월(+9조 6000억 원)보다 상승폭이 줄긴 했지만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잔액이 1080조 1000억 원으로 4조 5000억 원 증가해 전월(+4조 3000억 원)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래 최대 상승폭이다. 한은 관계자는 “주요 은행들의 ‘생산적 금융’ 등을 위한 기업여신 확대 기조와 기업들의 운전자금 수요가 맞물리면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은행 대출은 3조 4000억 원 증가해 전월(+5조 2000억 원)보다 상승폭이 줄긴 했지만 3개월째 증가세다.
반면 기업들의 주요 자금 조달 통로였던 회사채 시장에서는 순상환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 전쟁 등의 여파로 채권 금리가 급등해 회사채 발행 규모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4조 1000억 원 순상환에 이어 지난달에도 3000억 원 순상환을 기록했다. 한은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물량이 확대되는 가운데 주주총회 등 계절적 요인과 금리 변동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발행이 줄어) 순상환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72조 8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5000억 원 늘어 4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과 변함 없이 보합을 기록했다. 은행권의 대출 강화와 전세자금 수요 둔화로 전월(+3000억 원) 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하지만 기타 대출(+5000억 원)이 주식 투자 확대 등에 따른 신용대출 중심으로 증가해 전체 가계대출 잔액이 늘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신용을 통한 주식 투자가 늘 경우 주가 조정 시 하락 폭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잘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