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에 대비해 근로자들의 재교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고용안정기금 제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6일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에게 의뢰한 ‘AI 시대 고용 안정을 위한 해외 사례 및 정책 과제’ 연구용역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AI 중심의 산업 대전환으로 노동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용 정책 패러다임을 기존 ‘고용 보호’에서 나아가 맞춤형 교육과 재정 지원을 통한 ‘고용능력 유지’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특히 “스웨덴이 노사정 협력을 통해 녹색 일자리 전환 지원을 위한 기금을 조성했든 (한국도) 산업 대전환에 따른 고용안전기금 조성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웨덴은 2022년 원활한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근로자 재교육 사업을 추진하며 고용주 노동시장기여금·정부 보조금·실업보험기금 등으로 사업 재원을 마련한 바 있다. 이 모델을 현재 AI 전환을 맞은 국내 노동시장에도 벤치마킹하자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를 포함해 주요 선진국 정책을 참고해 재정·지원금 제도를 개선돼야 한다고 봤다. 보고서는 “산업 전환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고용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고용정책기본법상 고용위기지역 및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제도의 유연화가 필요하다”며 “현재 이원화한 고용안정사업과 직업능력개발사업의 연계를 강화해 ‘고용 유지’가 ‘근로자 역량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보고서는 또 융합형 직업훈련 체계의 구축과 노사정의 유기적 협력을 바탕으로 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근로자의 직업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이 평생학습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도입 추진 중인 ‘개인학습계좌’를 참고해 국내 국민내일배움카드와 평생학습계좌제 등 부처별 사업의 연계를 강화할 수 있다.
독일은 2019년부터 ‘역량강화기회보장법’을 시행해 교육 기간 동안 근로자 평균 임금의 60%를 국가가 임금 대체 수당으로 지급하는 등 실업자’ 중심의 직업훈련 지원을 ‘고용 중인 근로자’까지 확장한 예방적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일본 역시 업 주도 훈련 비중을 줄이고 근로자 개인의 자발적 교육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50% 이상으로 확대해 직업 교육을 효율화하는 ‘리스킬링’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AI 기반의 산업 대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노동시장의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다”며 “민관 협력을 통한 맞춤형 직업교육 강화와 실효성 있는 재정지원 인프라 재구축으로 산업 전환의 충격을 흡수하고 고용안전망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