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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지분 제한 이견에 공회전…디지털자산법 연내 통과 불투명

05.04.2026 1분 읽기

세계적 금융사조차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며 사업 협력을 모색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연내 통과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상화폐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과 같은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미국과 이란 전쟁, 6월 지방선거, 한국은행 총재 교체 등 현안이 겹쳐 입법 환경이 더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15일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 2월 말 중동 전쟁 여파로 논의가 연기된 후 입법 움직임이 재개된 것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 1분기 내 스테이블코인 규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금융위원회가 올 1월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한 올해 주요 추진 과제에도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가상화폐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과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규제 등 주요 쟁점에 대한 각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입법이 지연돼왔다.

특히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규제에 대한 논란이 가장 거세다. 현재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20%로 제한하고 법인의 경우 예외적으로 34%까지 허용하는 방안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지만 여전히 최종 조율은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 당국은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와 이해상충 방지 등을 위해서는 거래소 지배구조 규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업계는 재산권과 기업 활동의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있고 산업 경쟁력마저 약화시킬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5대 원화 거래소 모두 최대주주 지분율이 30%를 넘기 때문에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이들 거래소의 지배구조 변화는 불가피하다. 국내 1위 거래소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송치형 회장이 25.53%, 김형년 부회장이 13.1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위인 빗썸은 빗썸홀딩스가 73.56%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규제 불확실성에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도 기존 계획보다 3개월가량 연기됐다.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지연 탓도 있지만 향후 대주주 지분 제한 규제에 따라 기존 합병 계획을 재검토해야 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중동 전쟁 역시 입법을 지연시키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환율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융 당국의 정책 역량이 시장 안정 대응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0원을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해 자금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얘기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전쟁이 길어질수록 디지털자산 관련 입법 논의는 후순위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치 일정도 부담이다. 올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당분간 민생 법안이 우선순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지방선거 이후 진행될 하반기 국회 원 구성에 따라 정무위와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이 달라지면 법안 검토 역시 다시 이뤄질 수 있다.

한국은행 수장 교체 역시 변수다. 지난달 22일 새 총재로 지명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그간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펼쳐왔다. 다음 달 취임 시 관련 정책에 대한 재검토와 금융위원와의 추가 조율이 불가피한 만큼 입법 역시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상화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종 변수로 연내 입법조차 불투명한 상태이며 시행까지 고려하면 내년 혹은 내후년까지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세계적 기업들이 국내 시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데 제도 준비는 하세월”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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