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하며 국제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자 유통업계가 상품 구성 및 공급망을 변경하고 배송 전략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5일 축산유통정보 ‘다봄’에 따르면 5일 현재 미국산 냉장육 가격이 1년 전보다 28% 이상 오르자 이를 5~6개월 전 저렴할 때 비축한 냉동육이 대체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는 원/달러 환율 상승을 고려해 기존 미주·대양주에서 주로 수입하던 소고기를 아일랜드산으로 대체하며 원가 방어에 나섰다. 아일랜드산 소고기의 가격은 30%가량 저렴하다.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고등어 역시 환율과 물류비 영향으로 몸값이 25% 이상 뛴 노르웨이산 고등어 대신, 가격이 절반 수준인 칠레산 태평양 참고등어가 매대를 점령하고 있다.
수입 과일도 고환율의 영향권에 들면서 유통업체들은 단기 환율 영향이 적은 냉동 과일 상품을 늘리는 모습이다. 한 대형마트는 미국 달러 대신 호주 달러로 결제할 수 있는 ‘호주산 칼립소 망고’ 물량을 세 배 이상 확대하며 환차손 차단에 나섰다. 또 노르웨이 냉동 연어 수입 물량에 대해 지난해 말부터 기존 달러 결제에서 노르웨이 크로네로 변경해 ‘환 헤지’ 전략을 택했다.
쿠팡 등 e커머스 업체들은 고유가에 따른 배송 원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배송 경로를 조정하고 있다. 기존에는 배송 시간 단축을 위해 최단 경로를 선택했지만, 이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러 개를 한 경로에 담는 ‘묶음 배송’으로 선회했다. ‘경로 최적화’를 위한 인공지능(AI)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송 기사가 부담하는 비용이 늘면 배달 수수료를 인상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결국 재계약하거나 가격 조율을 할 텐데 이는 고스란히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