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4일 오전 9시 30분께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가 있는 서울 마포구 광역수사단 건물에 모습을 드러낸 강 회장은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인정하는지’, ‘조합원들의 사퇴 요구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등 취재진 질문에 “최대한 성실히 조사받고 오겠다”고 짧게 답한 뒤 건물로 들어갔다.
경찰은 2024년 1월 진행된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강 회장이 선거자금 명목으로 농협중앙회 계열사와 관련이 있는 유통업자에게 1억원 가량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강 회장은 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을 지내다 2024년 1월 25일 농협중앙회 제 25대 회장으로 선출돼 같은 해 3월 11일 취임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월 강 회장이 뇌물을 수수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지난해 10월 15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소재 농협중앙회 사무실과 회장실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어 경찰은 강 회장을 출국금지하기도 했다.
농협중앙회 선거에 금품이 동원되는 것은 고질적인 문제다. 앞서 지난해 8월 강원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농협중앙회 이사 선출 과정에서 뒷돈을 주고받은 정황을 포착해 강원 도내 조합장 10명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경찰은 2024년 5월 30일 농협중앙회가 ‘2024년도 제4차 임시 대의원회’를 열고 신임 이사 22명을 선출할 당시 한 조합장이 다른 조합장 9명에게 뒷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뒷돈을 건넨 조합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증재 혐의로, 금품을 받은 9명은 특정경제범죄법상 수재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정부는 이와 별개로 강 회장 등 농협 임원들의 횡령·금품수수 혐의에 대해 특별 감사를 진행해 공금 유용·특혜성 대출 계약·분식회계 등 14건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강 회장은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농협재단 핵심 간부를 통해 재단 사업비를 유용하고 중앙회장 선거에 도움을 준 인물들에게 4억 9000만 원 규모의 답례품을 조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조합장들로부터 회장 취임 1주년 기념 명목으로 당시 600만 원 상당인 황금열쇠를 받은 혐의도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