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덕은 한식에서 늘 ‘향이 강한 재료’로 분류돼 왔다. 좋아하는 사람과 피하는 사람이 분명히 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씹는 순간 올라오는 쌉싸래한 맛과 특유의 향은 다른 뿌리채소와 쉽게 구분된다.
과거 더덕은 주로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지거나 구이로 조리돼 밥상 한켠을 차지했다.
향을 누르기 위한 양념이 필수처럼 따라붙었다. 그러나 최근 음식 트렌드는 다르다. 더덕을 ‘감춰야 할 재료’가 아니라 ‘드러내야 할 재료’로 다루기 시작했다.
조리법의 변화가 이를 보여준다. 얇게 저민 더덕을 센 불에 빠르게 구워 향을 살리거나, 최소한의 간만 더해 식감과 쓴맛을 그대로 남긴다.
튀김이나 샐러드 토핑처럼 예상 밖의 방식으로 활용되며, 더덕은 고기 곁반찬이 아닌 독립적인 식재료로 자리 잡고 있다.
영양적 특성도 다시 언급된다. 더덕에 들어 있는 사포닌은 인삼과 유사한 성분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관지 건강과 피로 관리 측면에서 관심을 받아왔다.
여기에 식이섬유까지 풍부해 더덕은 오래전부터 ‘몸에 좋은 산채’로 인식돼 왔다.
제철은 늦가을부터 겨울이다. 산림청에서도 1월의 임산물로 선정된 만큼 지금이 먹기 가장 좋은 시기다.
이 시기 더덕은 향이 선명하고 조직이 단단하다. 강원 산간 지역 더덕이 특히 평가받는 이유도 기후와 토양 덕분이다.
같은 조리법이라도 산지에 따라 맛의 밀도가 달라진다.
더덕은 즉각적인 단맛이나 자극을 주는 재료는 아니다. 씹을수록 맛이 풀리고, 향이 뒤늦게 남는다.
강한 맛이 중심이 된 요즘 식탁에서 더덕이 다시 언급되는 이유는, 맛과 영양의 균형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