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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상비약의 품목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하반기 편의점 판매 의약품을 현행 11개에서 최대 20개까지 늘리고 판매처도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품목 확대 위원회를 구성하고 고시 및 약사법 개정에도 나설 계획이다. 현재 편의점에서 파는 의약품은 해열진통제·소화제·감기약·파스 등 11종뿐이어서 국민 불편이 큰데도 편의점 의약품 판매가 허용된 지 14년간 품목 수가 한 번도 확대되지 않았다.

상비약 품목 확대 추진은 만시지탄이다. 편의점 의약품 구매는 국민 10명 중 7명이 최근 1년 내에 한 번 이상 경험했을 정도로 일상화됐다. 그런데도 그동안 품목 확대는 약사단체의 집단 반발에 번번이 무산됐다. 반대 논리는 ‘약물 오남용 우려’로 늘 같았다. 그러나 2017년 논의됐다가 철회된 지사제나 제산제 사례처럼 약사단체들은 국민들이 약물을 남용할 것이라는 일방적 주장에 가까운 논리를 반복하며 제 밥그룻 챙기기를 이어왔다. 약사들 스스로 국민 건강이 문제였는지, 약국 매출 감소를 우려한 경제적 이유 탓이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상비약 품목뿐 아니라 판매처를 늘리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 지금은 24시간 연중 무휴 편의점만 상비약을 팔 수 있는데 치솟는 인건비에 일찍 문을 닫는 편의점이 늘어 적절한 대안이 필요하다. 현재 서울시내 편의점 8500여 곳 가운데 심야 시간대 영업을 하지 않는 곳이 20~2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약국은커녕 편의점조차 없는 읍·면 지역의 상비약 접근성 확대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정책의 기준은 특정 직역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의 편익이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 구입 채널이 협소해 접근성, 편의성, 비용 효율성 문제가 줄곧 제기돼 왔다.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유독 의료제약 분야만 비대면 진료, 화상투약기, 의약품 자동판매기 같은 정보기술(IT) 서비스가 규제에 갇혀 있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상비약 품목 확대와 판매망 확충은 의료 체계를 흔드는 개혁이 아니라 상식적인 생활 규제 개선일 뿐임을 약사단체들은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