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콘텐츠에도 세액공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문화콘텐츠 가운데 영화·영상과 웹툰에는 세액공제 제도가 적용되고 있는 반면 원천 콘텐츠인 출판이 세액공제 혜택을 못 받는 것은 모순이라는 이유에서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공지능(AI) 시대, 미래를 여는 텍스트의 힘’을 주제로 출판콘텐츠와 웹소설에 대한 세액공제 제도 도입 추진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세액공제 제도를 중심으로 AI 시대 출판계의 과제와 미래를 논의했다. 특히 출판콘텐츠에도 세액공제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시급성과 필요성이 집중 제기됐다.
주제 발표를 한 김보경 한국출판인회의 정책위원장은 “현재 영화·영상과 웹툰에는 세액공제가 도입돼 있다”며 “이런 K콘텐츠의 원천인 출판에는 오히려 세액공제 혜택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영상도 웹툰도 AI도 모두 원천 텍스트에서 시작한다. 원천까지 지원해야 가치사슬 전체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효과를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염종선 창비 대표는 “출판콘텐츠와 웹소설은 드라마, 영화, 웹툰, 게임으로 무한히 파생되는 원천적인 지식재산(IP)이자 콘텐츠 가치사슬의 저변에서 전체 산업을 지탱하는 뿌리”라면서 “최종 성과물에는 과감한 세제혜택을 주면서 그 모든 이야기의 출발점에는 세제지원이 없는 것은 모순”이라고 강조했다.
할리우드 영화 ‘오디세이’의 원작인 ‘오뒷세이아’를 번역한 김헌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도 이 자리에 참석해 “(세액공제를 통해 절감된 비용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책을 만드는 데에도 쓸 수 있다”며 “세상을 움직인 책들도 처음에는 신인 저자의 것이었다”며 출판산업 내에 투자가 늘어나기를 희망했다.
세액공제는 제작 과정에서 산출된 세액에서 정해진 일정 금액을 미리 차감해 결국 납부할 세금을 줄여주는 제도다. 문화콘텐츠 가운데 2017년부터 영화·영상에, 2026년부터는 웹툰에 각각 세액공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문화계에서는 이외에 출판, 게임, 대중음악 등에도 세액공제 혜택 적용을 기대하고 있다.
홍영완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은 “해외 AI 기업들이 책을 대량으로 확보해 학습에 쓰고 있지만 우리 출판사나 저작권자들은 이에 대한 사정을 알 수가 없다. AI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특히 출판콘텐츠 세액공제는 출판사가 사람을 뽑고 좋은 책에 다시 투자하도록 돕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정성호·윤후덕·이광재·문진석·김영환·김재원 의원실과 대한출판문화협회·한국출판인회의가 각각 주최와 주관을 했고 이재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이 직접 참석을 했다. 당초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하려다가 다른 일정으로 불참하고 대리해 김재현 문화미디어산업실장이 참석했다.
다만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세액공제 확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처럼 사실상 정부(문체부)와 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 출판업계가 한 뜻으로 뭉쳤지만 여전히 예산 당국이라는 허들을 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국회에서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는데 내년 예산안의 원칙 3가지 가운데 “조세지출을 하기보단 재정지출을 우선 한다”를 2번째 원칙으로 제시하면서 세액공제 확대 주장에 제동을 걸었다. ‘조세지출’은 세액공제를 포함해 소득공제, 비과세 등이 포함되는데 이를 삼가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