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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 전수조사 불안에 ‘돈줄’도 얼었다…신규 담보대출 급감

06.10.2026 1분 읽기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 논의가 본격화한 뒤 전답·과수원 등을 담보로 한 신규 대출 취급액이 1년 전보다 2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대출잔액과 담보평가 규모도 축소됐다. 농지가격과 환금성에 대한 불안이 농가의 자금 조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NH농협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8월 신규 농지담보대출 취급액은 523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6389억 원보다 18.1% 감소한 규모다. 신규 대출 계좌 수도 같은 기간 4385건에서 3685건으로 16.0% 줄었다.

새로 취급된 대출에 잡힌 농지의 평가액도 함께 낮아졌다. 올해 3~8월 신규 담보평가액은 1조 741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 1589억 원보다 19.3% 감소했다. 신규 대출액과 계좌 수, 담보평가액이 일제히 줄면서 농지를 활용한 자금 조달 시장 전반이 위축되는 모습이다.

기존 농지담보대출의 감소세도 이전보다 빨라졌다. 올 2월 말 11조 7887억 원이던 대출잔액은 8월 말 11조 5449억 원으로 2438억 원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감소액은 1817억 원이었다. 올해 감소 규모가 34.2% 커진 셈이다.

농지를 담보로 매긴 전체 평가액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해 2월 말부터 8월 말까지 담보평가액은 3125억 원 줄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5906억 원 감소했다. 감소폭이 1년 새 89% 확대됐다.

이런 변화는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 카드를 꺼내 든 시점과 맞물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말 국무회의에서 농지 관련 세제·규제·금융 전반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전수조사를 실시하도록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이후 정부는 세부 계획을 마련해 5월 18일부터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취득한 약 136만㏊를 대상으로 기본조사를 시작했다. 8월부터는 현장 확인을 중심으로 실제 위반 여부를 가리는 심층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농업계 안팎에서는 농지의 향후 처분 가능성과 가격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금융기관의 대출 심사를 보수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본다. 차주가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금융사는 담보를 처분해 채권을 회수해야 한다. 거래가 부진하거나 경매가격이 낮아질 경우 회수 가능 금액도 줄어드는 만큼 농지가격 하락은 금융사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실제 일부 지역 농축협에서는 농지 경매 유찰이 이어지면서 대출한도를 낮추거나 담보가치를 이전보다 엄격하게 평가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향후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수록 신규 대출 취급에 신중해질 가능성도 높다는 얘기다.

농민에게는 자금 조달 문제가 된다. 농지는 농업 생산수단인 동시에 생활비나 영농자금이 필요할 때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주요 자산이기 때문이다. 평가액이 낮아지면 같은 땅을 갖고 있어도 빌릴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든다. 농기계 구입과 시설 투자뿐 아니라 자녀 학자금이나 결혼 비용처럼 목돈이 필요한 경우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출 문턱 상승이 다시 농가의 매입 여력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농지를 사려는 수요자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 거래가 위축되고, 이는 다시 담보가치 하락 우려를 키울 수 있어서다.

송 의원은 “농민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한시적인 특별정책 금융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비현실적이고 낡은 규제를 완화하고 농협의 농지 소유 허용, 사회경제조직의 농지보유합리화법인 지정 등 공익적인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수요 창출 대책을 마련해 불안심리를 진정시켜야 한다”며 정부와 농협 차원의 종합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전수조사가 농지시장 침체를 부추겼다는 주장에는 선을 긋고 있다. 전수조사는 불법 임대차나 무단 휴경, 불법 전용 등 농지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일 뿐 정상적으로 농지를 보유하거나 경작하는 농민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제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X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글을 공유하며 전수조사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농지 전수조사는 그냥 조사일 뿐 정상적으로 농지를 보유한 분들은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며 “농사지을 생각이 없으면서 오로지 투기할 목적으로 농사 짓겠다는 거짓말로 정부를 속이고 농지를 취득한 후 농사를 짓지도 않고 방치하는 이들이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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