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의 싱가포르국제영화제 개막작 선정을 철회해달라는 서한을 영화제 측에 보내기로 했다. 당초 일부 의원이 개별적으로 추진하던 항의 서한에 당 소속 의원들이 잇따라 동참 의사를 밝히면서 의원 전원 명의로 확대하는 양상이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발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데 동참하는 분들이 많아 의견을 수렴해 원내에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초안은 마련됐으며 다음 주 중에는 영화제 측에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주진우 의원은 개인 명의로 영화제 측에 서한을 보내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서한에서 “‘암살자(들)’은 살해당한 피해자의 가족을 오히려 가해 의혹의 당사자로 바꾸고, 아버지가 어머니의 죽음에 관여했다는 프레임을 실제 유족에게 씌웠다”며 “희생자와 유족을 모욕하는 패륜적 역사 왜곡에 영화제의 권위를 빌려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영화의 해외 영화제 개막작 선정뿐 아니라 국내 흥행 과정에서 불거진 평점 게시판 운영과 제작사에 대한 국책은행 투자 등에 대해 잇달아 문제를 제기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네이버가 ‘암살자(들)’ 평점 게시판의 정렬 방식을 최신순으로 변경한 것과 관련해 비판했다. 네이버가 매크로를 이용한 게시물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게시판 설정을 변경했다고 설명한 데 대해 나 의원은 “궁색한 변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 최대 포털의 추천 시스템이 매크로 하나에 속수무책으로 뚫릴 만큼 허접하다는 뜻인가”라며 “사실상 네이버 안에서 ‘제2의 드루킹 사태’가 버젓이 방치되고 있다는 자백과 다름없다”고 했다. 이어 국정감사를 통해 네이버의 여론 관리 과정과 댓글 여론 조작 여부 등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작사에 대한 국책은행의 투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진우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암살자(들)’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에 산업은행이 140억원, 중소기업은행이 142억원을 간접 투자했다고 주장하며 투자 과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주 의원은 “사실상 국책은행 돈으로 이 제작사의 배를 불려주고 있다”며 “즉시 투자금을 회수하고 투자 경위를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의 ‘암살자(들)’ 관련 공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장동혁 대표는 오는 5일 충북 옥천군에 있는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