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옵틱스(161580) 가 두께 2.0㎜ 유리기판을 한 번에 관통 가공할 수 있는 TGV(유리관통전극) 기술을 앞세워 반도체 장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고객사들이 주로 개발 중인 0.8㎜ 안팎의 유리기판보다 두 배 이상 두꺼운 제품까지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 유리기판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강상기 필옵틱스 사장은 29일 인천 송도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성능과 전력 요구가 높아질수록 패키지 크기도 커지고, 이를 안정적으로 지탱하기 위해 유리기판 역시 더 두껍고 강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유리기판 수요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2㎜ TGV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상기 사장은 ”현재까지 기술적으로 검증된 두께는 2㎜ 수준이지만, 향후 고객 요구에 따라 더 두꺼운 유리기판도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필옵틱스는 레이저·광학 기술을 기반으로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제조 장비를 개발하는 중견 장비기업이다. 2008년 설립돼 OLED 레이저 가공 장비를 주력으로 성장했으며, 최근에는 유리기판용 반도체 가공 장비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 유리기판 가공의 핵심 중 하나는 종횡비가 높은 미세 홀을 얼마나 균일한 모양에 가깝게 만드느냐이다. 유리가 두꺼워질수록 레이저 에너지가 내부까지 일정하게 전달되기 어려워 홀이 완전히 뚫리지 않거나 중앙부가 지나치게 좁아지는 ‘웨이스트’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필옵틱스는 유리 상단부터 하단까지 한 번에 동일한 형태로 관통할 수 있도록 광학 기술을 고도화했다.
강 사장은 ”두꺼운 유리는 단순히 홀이 뚫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중앙부 직경과 상하부 직경 차이까지 일정 기준 안으로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2㎜ 두께에서도 결함 없이 가공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필옵틱스가 2㎜ 기술 개발에 나선 배경에는 AI 반도체 등의 대형화가 있다. 현재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하나의 패키지에 집적하는 칩렛 기술이 확산하면서 기판 크기가 향후 200×200㎜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판이 커질수록 기존 유기기판은 열팽창 등에 따라 휨 현상이 심해진다. 특히 패키지 가장자리에 물리적 부담이 집중되면서 미세 배선과 칩 집적에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유기기판보다 강하고 평탄성이 높은 유리기판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강 사장은 유리기판 상용화의 최대 과제는 TGV 기술을 넘어 전체 공정 수율로 옮겨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1~2년 전까지만 해도 유리에 구멍을 뚫는 과정에서 결함이 많이 발생했지만 필옵틱스는 TGV 가공 단계의 기술적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했다고 보고 있다. 이후 도금과 연마, 배선 형성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 사장은 “우리의 TGV 기술만 놓고 보면 제품 성능 구현이나 신뢰성 확보 자체는 큰 문제가 없는 단계”라며 “다른 공정들을 통한 실제 양산에서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수율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유리기판 상용화의 가장 큰 허들”이라고 말했다.
또 필옵틱스는 TGV 기술의 성능도 지속적으로 개하고 있다. 현재 유리기판 한 장에 50만~100만개의 홀을 가공하는 데 약 30분이 걸리지만 내년에는 이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레이저 장비 가격이 높은 만큼 가공 속도를 높여 고객사의 설비 투자 부담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A
필옵틱스는 유리기판 시장이 2028년께 본격 상용화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양산을 위한 장비 투자가 일반적으로 1년 앞서 진행되는 만큼 내년부터 관련 수주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강 사장은 “내년에는 수주 기준으로 반도체 장비가 디스플레이 장비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그동안 디스플레이 중심이었던 회사에서 유리기판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반도체 장비 회사로 탈바꿈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