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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논란 속 취임 5개월…시험대 오른 ‘서승만표 정동극장’

24.09.2026 1분 읽기

코미디언 출신 서승만이 지난 4월 국립정동극장 대표에 임명됐을 때 공연계 안팎에서는 적지 않은 논란이 일었다. 공연 제작과 소극장 운영 등의 경험은 있지만 국립 공연장을 이끌 전문성을 충분히 갖췄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과거 정치적 활동 이력과 맞물려 야권에서는 ‘보은 인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반면 연출·제작자로 활동해온 이력을 단순히 코미디언 출신이라는 이유로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일부 있었다.

논란 속에서 출발한 서 대표가 취임 5개월 만인 22일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3년간 국립정동극장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 청사진을 내놨다. 이제는 임명 당시 논쟁을 떠나 실제 극장 운영과 작품을 통해 논란을 잠재울 만큼의 역량을 보여줄 일만 남았다.

서 대표는 자신의 전문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한계도 인정했다. 그는 코미디언으로 출발했지만 공연 연출과 제작, 소극장 운영, 영화 연출 등 문화예술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전문성 논란에 선을 그었다. 다만 “하나를 더 깊이 있게 파고들고 전문적으로 한 것은 부족한 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개인 극장은 운영해봤지만 국립극장은 한 번도 운영해보지 않았다. 국립과 민간의 차이가 많이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국립정동극장의 방향은 크게 다섯 가지다. 대표 레퍼토리 육성과 예술단의 가치 강화, 국내외 예술기관과의 협력 확대, 관객에게 열린 극장, 지속 가능한 예술·조직 기반 구축이다. 특히 웹툰 등 다양한 원천 지식재산(IP)을 발굴해 리딩과 쇼케이스를 거쳐 정식 공연으로 발전시키고, 공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화·드라마 등 다른 장르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통예술 분야에서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마당놀이를 현대적으로 변주하고 지역과 소극장에서도 공연할 수 있는 작품으로 개발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다만 이날 공개된 청사진에서 이전과 확연히 구별되는 ‘서승만표 정동극장’의 색깔이 선명하게 드러났다고 보기는 이르다. 대표 레퍼토리 육성과 ‘창작ing’를 통한 2차 제작, 전통의 현대화와 지역·해외 유통 등 상당 부분은 정동극장이 이미 추진해온 방향과 맞닿아 있다. 간담회 현장에서도 “기존 정동극장이 해 온 것과 무엇이 다른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당장 올해 공연만으로 서 대표의 색깔을 평가하기도 어렵다. 그가 취임했을 당시 올해 말까지 공연 라인업은 이미 확정된 상태였다. 서 대표도 “처음 왔을 때 이미 라인업이 올해 말까지 다 돼 있어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설명했다. 내년 프로그램 역시 상당 부분 기획이 진행된 상태여서 자신의 색깔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기존 작품과 사업을 이어가면서 점진적으로 변화를 주겠다는 입장이다.

그런 만큼 서 대표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는 앞으로 만들어질 무대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웹툰 IP를 활용한 리딩 공연을 시작하고, 이를 2028년 정식 공연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역에서도 공연할 수 있는 소규모 마당놀이와 시니어 세대가 직접 무대에 서는 프로그램 등 서 대표가 취임 후 제시한 사업들이 차례로 구체화된다.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다른 국립 공연예술기관과 구별되는 국립정동극장만의 정체성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정동극장 하면 떠오르는’ 대표 레퍼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대표적이다. 수년째 지연되고 있는 극장 재건축 역시 과제다. 현 극장은 시설이 노후한 데다 무대와 객석, 부대시설 등의 공간적 제약으로 공연 제작과 관객 서비스 확대에 한계가 있어 재건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극장 측은 소방 등의 규제 변화로 설계 변경 중이며, 2029년 말 또는 2030년 초 시공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취임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평가는 결국 말보다 무대 위 결과물이 좌우할 수밖에 없다. 남은 임기는 약 2년 반. 서 대표가 기존 국립정동극장이 쌓아온 성과를 이어가면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정동극장만의 레퍼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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