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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은 해외 모회사로 보내고…관계사 비용 원가에 끼워넣기도

14.09.2026 1분 읽기

국세청은 14일 배달의민족과 풀무원, 무신사 등 국내 먹거리·생활 플랫폼 업체 41곳을 무더기 세무조사 대상으로 올리면서 이들 기업들의 원가와 거래 구조를 정조준했다. 가격 인상이나 높은 수수료를 물리게 된 배경에 비용 부풀리기나 매출 누락, 해외 이익 이전 등 탈세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국내1위 배달 플랫폼인 배민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국세청은 배민이 독일 모회사로 2년간 1조 원이 넘는 이익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통상적인 배당이나 이자 지급 방식 대신 복잡한 자본거래를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당·이자 형태라면 국내에서 원천징수해야 하지만 이를 다른 형태의 자본거래로 처리해 세 부담을 피했다는 게 국세청의 판단이다.

해외 관계사와의 거래도 조사 대상이다. 배민은 해외 관계사에 경영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별도의 대가를 받지 않고,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부당하게 공제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국세청은 특히 배민이 대규모 프로모션 비용을 음식점과 슈퍼마켓 등 입점업체에 수수료와 광고비 형태로 부담시켜 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수수료 부과나 판촉비 전가 자체가 세법 위반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국세청 설명이다.

국세청은 생활물가와 관련된 다른 업체들의 탈루 혐의도 조사한다. 계란 생산농가 11곳에서는 400억 원이 넘는 수익 축소 신고 혐의가 포착됐다. 업체별 혐의금액은 20억~70억 원 수준이다. 일부 농가는 계란을 판매하면서 무자료 거래를 요구하거나 배우자 명의의 실체 없는 양계장에 매출을 분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공식품 업체의 탈루혐의 금액은 2000~3000억원에 달한다. 풀무원은 원재료비와 물류비 등 제조원가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했지만 국내외 관계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제품 원가에 포함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해외 관계사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받아야 할 이자를 받지 않거나 관계사의 비용을 대신 부담한 정황도 국세청 조사선상에 올랐다.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는 직원 명의로 차명 가맹점을 운영하거나 법인 명의 슈퍼카를 사주가 사적으로 사용한 사례가 적발됐다. 농축산물 수입업체 중에서는 위장업체를 세워 할당관세와 저율관세할당(TRQ) 혜택을 추가로 받은 뒤 매출을 분산한 사례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패션 플랫폼 2곳에서도 매출 누락과 원가 부풀리기 등의 혐의가 포착됐다.

패션 플랫폼으로도 조사가 확대됐다. 무신사 등 2개 업체에서는 매출 누락과 특수관계법인에 대한 광고·용역비 과다 지급, 재고자산 고가 매입을 통한 원가 부풀리기 혐의가 포착됐다. 이 가운데 한 업체에서는 법인 명의로 고가 아파트를 임차한 뒤 사주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정황도 확인됐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업체들의 원가와 거래 내역뿐 아니라 법인자금 유출과 사주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까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성글 국세청 조사국장은 “가격 인상의 명분이 되는 생산 원가의 적정성과 거래처와의 정상 거래 여부를 중점 점검하겠다”며 “조세범죄 혐의가 드러날 경우 즉시 조세범칙사건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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