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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 등 분야별 1등 필요…“KB, 안 변하면 뒤처져” 위기감

13.09.2026 1분 읽기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이재근 KB금융그룹 부문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낙점된 데는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몇 년 내 경쟁 금융그룹에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KB가 금융지주 전체로는 순익과 건전성에서 앞서지만 계열사를 하나씩 놓고 보면 그렇지 않은 상황도 한몫했다. 업계에서는 KB의 파격적인 인사를 시작으로 금융권 전체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어올지 주목하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선정 과정에서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KB금융의 비전과 가치관 △장단기 건전 경영 등 5개 항목을 중심으로 후보자들을 평가했다.

KB금융 안팎에서는 회추위가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5조 8430억 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전체적인 균형이 잘 잡혀 있지만 세부적으로는 가야 할 길이 멀다는 문제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KB는 은행과 증권, 보험, 카드, 캐피털 등 주요 계열사별 1위사가 없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2조 2254억 원으로 2조 4585억 원을 기록한 신한은행에 뒤졌다. 최연소 은행장을 역임한 이 부문장을 중심으로 본연의 성장성과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셈이다. 이 부문장은 프레젠테이션(PPT)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의 관계자는 “금융권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1966년생 회장을 전면에 내세워 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본 듯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온체인 금융과 디지털자산 시대가 열리면서 금융권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자본시장 부문이 점차 커지는 데 따른 ‘머니무브’에 대응해야 하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인공지능(AI) 전환 역시 과감한 세대교체가 필요한 이유였다는 게 내외부의 평가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 숏리스트에 들지 못한 것도 이 같은 판단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KB의 경우 앞선 회장 선출 과정에서도 파격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회추위가 능동적으로 움직인다는 얘기가 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1년 후배였던 허인 부회장이 차기 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양종희 회장이 추천됐기 때문이다. KB금융의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면접과정에서 결과가 갈린 것으로 안다”며 “개인 역량을 본 것”이라고 전했다.

KB금융이 변화와 혁신을 전면에 들고 나오면서 연말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은행장을 맡고 있는 이 행장은 1964년생으로 올 12월 2년의 임기가 끝난다. 이 외에도 이홍구 KB증권 WM부문 대표와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 정문철 KB라이프생명 대표 등도 연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KB자산운용과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등도 대상이어서 큰 폭의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

지주 조직 개편도 불가피하다. KB금융은 이재근 부문장과 이창권 미래전략부문장, 김성현 CIB마켓부문장 등 3인 부문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부문장이 회장으로 이동하면서 부문장급 후속 인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전략과 재무 등을 담당하는 지주 경영진 가운데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인원도 19명에 달한다.

KB의 인선이 연말 타 금융지주 은행장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모두 12월 31일 임기가 끝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좋은 실적을 낸 현직 회장이 연임할 것이라고 봤지만 그 예상이 깨지면서 올해 남은 금융권 인사 예측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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