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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발행사에서 금융 ‘큰손’으로…테더의 영토 확장

12.09.2026 1분 읽기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 발행사 테더가 사모대출 시장에 진출한다. 미국 국채 운용으로 쌓은 이익을 바탕으로 미디어와 농업, 금에 이어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영역까지 사업을 넓히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손’으로 변하고 있다.

1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테더는 영국 자산운용사 파사나라캐피털과 사모대출 펀드 ‘스테이블펀드(StableFund)’를 출범했다. 양사는 총 4억 달러를 공동 투자하고 향후 외부 기관투자가로부터 최대 30억 달러를 추가로 조달할 계획이다. 펀드는 전통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중소·중견기업 등에 자금을 공급한다.

테더가 투자 영역을 넓힐 수 있었던 배경에는 USDT 사업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이 있다. 테더는 준비자산의 상당 부분을 미국 국채와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등에 운용한다. 역레포는 보유한 현금을 국채 등 우량 증권을 담보로 금융기관 등에 단기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거래다.

USDT 유통량이 늘수록 테더가 운용하는 준비자산 규모도 커지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도 확대되는 구조다. 테더는 지난해 100억 달러가 넘는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말 기준 테더가 직접 보유한 미 국채는 1220억 달러를 넘어섰고, 역레포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유한 물량까지 합치면 미 국채 관련 자산은 1410억 달러를 웃돌았다.

이익이 불어나면서 테더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준비자산 관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자체 투자도 확대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인공지능(AI)과 에너지, 미디어, 핀테크, 귀금속, 농업 등에 투자한 자산은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들 투자자산은 USDT 상환을 뒷받침하는 준비자산과는 별도로 운용된다.

투자처도 가상화폐 업계 밖으로 빠르게 넓어졌다. 테더는 2024년 동영상 플랫폼 럼블에 7억 7500만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발표했다. 이후 남미 농업기업 아데코아그로의 지분을 확대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올해 들어서는 금 시장에서도 보폭을 넓혔다. 테더는 2월 금 거래 플랫폼 골드닷컴에 1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약 12%를 확보했다. 두 회사는 테더가 발행하는 금 기반 토큰 테더골드(XAU₮)를 골드닷컴 플랫폼에 연계하고 USDT 등 디지털화폐로 실물 금을 살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사모대출 진출은 지분 투자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업에 직접 자본을 공급하는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파사나라는 대출 심사와 운용을 맡고 테더는 공동 스폰서로 자본과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제공한다.

테더가 추진하는 사업들의 공통점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벌어들인 자본을 다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으로 확장한다는 데 있다. 회사는 원자재 무역 금융을 담당하는 ‘테더 트레이드파이(TradeFi)’도 운영하고 있다. 원유와 구리 등 상품 거래에 USDT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축적한 이익을 바탕으로 실물경제와 전통 금융시장에 자본을 공급하는 영역까지 진출했다는 점에서 테더의 역할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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