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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서 한국인은 모두 연예인”…하이브 14억 인도 시장 정조준

08.09.2026 1분 읽기

지난 2023년부터 2년간 ‘연승기자의 인도 탐구생활’을 연재했습니다. 다시 연재하고 싶을 만큼 인도에 관심이 많은 가운데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인도에서 ‘2026 한-인도 K-콘텐츠 비즈위크’를 성황리에 마쳤다는 보도와 함께 하이브가 인도 걸그룹 오디션 규모를 키운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역 전문가 과정 단기 연수로 인도를 다녀왔던 당시 접했던 인도는 우리가 알던 커리나 요가는 물론 성폭행 사건과 비위생적인 음식 등 부정적인 이슈만 있는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그렇기에 당시 연재를 통해 인도의 새롭고 흥미로운 소식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엔터 만담’에서 인도를 꺼낸 이유는 “인도에 가면 한국인들은 모두 연예인 병에 걸려 온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 나올 정도로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 2020년부터는 인도 고등학교 과정에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지정됐습니다. 중국과 외교 문제가 불거지면서 중국어 대신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인도의 서울대’라고 할 수 있는 자와할랄 네루대 한국어과는 지난 2022년 3300 대 1이라는 경쟁률을 보일 정도였습니다. 말 그대로 ‘인도의 천재’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셈입니다.

K콘텐츠의 인기도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뜨겁습니다. 하지만 한국 아티스트나 배우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이 현지에선 많았습니다. 그런 만큼 콘진원과 하이브의 소식은 더욱 반가웠습니다.

소비 시장에서 ‘비즈니스 시장’으로

콘진원이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한 ‘2026 한-인도 K콘텐츠 비즈위크’에는 한국 콘텐츠 기업 20개사와 인도 콘텐츠 기업 67개사가 참여했습니다. 사흘간 진행된 수출 상담만 329건, 상담액은 2881만 달러(약 392억 원)에 달했습니다. 수출계약 3건과 업무협약 31건도 체결됐습니다.

숫자로 보여지는 성과도 대단하지만 더 주목할 부분은 방식입니다. 단순히 한국 콘텐츠를 소개하고 끝나는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현지 시장을 이해하기 위한 포럼부터 지식재산(IP) 피칭, 법률·세무·상표권·무역·유통 등에 대한 전문가 자문, 일대일 수출 상담까지 단계적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애니메이션·캐릭터·방송·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한국 IP를 인도 바이어들에게 소개했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숏폼과 애니메이션, 드라마 제작 기술도 선보였습니다.

인도를 바라보는 K콘텐츠의 시선이 ‘한국 콘텐츠를 좋아하는 나라’에서 ‘함께 사업할 수 있는 나라’로 옮겨가고 있는 것입니다.

14억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인도는 콘텐츠 기업 입장에서는 지나칠 수 없는 시장입니다. 더구나 인도에는 젊은 인구가 많고 스마트폰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 소비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콘진원이 지난 5월 뭄바이에서 개최한 행사에서 만난 현지 기업과의 접점을 이번 비즈위크까지 이어간 것도 눈길을 끕니다. 현지 기업을 발굴하고, 상담하고, 계약으로 연결하는 ‘인도 시장 진출의 사다리’를 만들고 있는 셈입니다.

이번엔 ‘인도 사람’이 K팝 주인공으로

하이브, 인구 14억 최대 시장 인도 정조준

하이브의 움직임은 더욱 흥미롭습니다. 중국 진출은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중국을 제치고 세계 인구 1위로 떠오른 인도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 1등이면 세계 1등인 시대를 지나 인도 1위가 세계 1위가 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포착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입니다.

하이브인디아는 지난 3월 시작한 걸그룹 오디션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오디션 규모를 확대했습니다. 기존 인도 10개 도시와 해외 5개 도시에서 진행했던 대면 오디션에 러크나우, 디마푸르, 코히마, 실롱, 자이푸르, 인도르, 고아, 코치 등 8개 도시를 추가했습니다. 대면 오디션 개최지는 총 23개 도시로 늘어났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원자 규모입니다. 인도 28개 주와 6개 연방직할지는 물론 전 세계 116개국, 1650여 개 도시에서 인도계 지원자 등이 대거 몰렸습니다.

단순히 ‘인도에서 K팝이 인기 있다’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인도에서 K팝을 소비하는 팬을 넘어, K팝 시스템을 통해 직접 글로벌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의 존재는 이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캣츠아이는 하이브와 미국 게펜 레코드가 함께 만든 글로벌 걸그룹으로, 멤버 라라 역시 인도계 뿌리를 가진 아티스트입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K팝 시스템이 미국을 거쳐 글로벌 무대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인도계 아티스트가 핵심 멤버로 자리 잡은 셈입니다.

하이브가 미국·일본·중남미 등에서 추진해온 ‘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이 인도에서도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모습입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K팝을 인도에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인도의 재능을 직접 발굴하고, K팝 시스템으로 육성해 글로벌 무대에 세우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제가 인도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된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제가 인도를 처음 취재했을 때만 해도 한국인에게 인도는 ‘신기한 나라’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인도가 K콘텐츠 산업에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중요한 파트너 중 한 곳으로 올라섰습니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수천 대 일의 경쟁을 뚫는 학생들, 한국 드라마와 K팝을 즐기면서도 실제 한국 아티스트를 만날 기회를 아쉬워했던 팬들, 그리고 이제는 직접 K팝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오디션에 몰려드는 젊은이들까지.

K콘텐츠의 인도 진출은 어쩌면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연승기자의 인도 탐구생활’을 다시 시작한다면, K콘텐츠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인도의 모습을 따라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인도에 막 도착했을 때의 생경함과 시간이 흐를수록 흥미로운 나라라는 것, 한국에 대한 사랑이 너무나 뜨거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연승의 엔터 만담(萬談)

한 주간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와 화제의 콘텐츠를 골라 이야기합니다. 배우와 K팝 아티스트 등의 새로운 소식부터 영화·드라마·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K팝의 흥행작과 트렌드까지,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엔터테인먼트 소식을 쉽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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