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수도권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른바 ‘천원 주택’을 전국적으로 공급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비수도권의 주택을 매입해 하루 1000원, 월 3만 원의 임대료만 받고 빌려주는 방식이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1조 4000억 원을 편성해 우선 1만 가구를 공급하고 이듬해 1만 가구를 추가할 계획이다. 인천·포항·보령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한 초저가 청년임대주택이 호응을 얻자 정부가 직접 전국 확대에 나서는 것이다.
취업난과 고물가에 시달리는 청년층의 주거비를 낮추고 지역 정착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빈집이나 노후 주택을 매입·정비해 활용하면 지방의 주거 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지자체 단위를 넘어 정부 정책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성과 수혜자 간 형평성, 재정 효율성 등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세밀한 준비 없이 덜컥 추진했다가 또 하나의 보여주기식 청년 정책에 그쳐서는 곤란하다.
우선 일정 기준을 충족했더라도 일부에게만 큰 혜택이 집중되는 만큼 ‘복권형 복지’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같은 청년이라도 한쪽은 월 50만~100만 원의 월세를 부담하고 다른 쪽은 3만 원만 내면 ‘로또 주택’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이보다 높은 임차료를 내는 기존 공공임대 입주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임대료 차액과 주택 관리 비용을 결국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만큼 장기적인 재정 부담도 따져봐야 한다. 아울러 물량 채우기에 매달릴 경우 입지와 품질이 떨어지는 주택을 비싸게 사들일 우려도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하루 천원’이라는 눈길 끄는 숫자에 매몰되면 곤란하다. 소득과 자산, 지역별 임대료 수준에 따라 본인 부담을 차등화하고 지원 기간과 자격을 보다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월 3만 원이라는 임대료는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는 무상 주거복지에 가깝다. 매달 수십만 원의 임대료에 허덕이는 저소득층 임차 가구는 어찌할 것인가. ‘천원 주택’은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 정부는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활성화 등 주택 공급 확대가 청년·서민 주거 안정의 근본 해결책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